[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유가가 28일(현지시간) 하락했다. 미국의 증산과 미·중 무역협상이 이른 시일 안에 합의될 수 없다는 불안감은 이날 유가를 한 달간 가장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기업 실적 부진으로 하락한 주가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이었다.
원유 채굴장비[사진=로이터 뉴스핌] |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70달러(3.2%) 내린 51.99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3월물은 1.70달러(2.8%) 하락한 59.93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미국의 증산 움직임 속에서 하락 압력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약했던 유가가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이며 미국 셰일 업자들이 다시 증산에 나설 것으로 판단했다.
유전 정보 서비스 업체 베이커 휴스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에서 가동 중인 원유 채굴 장비는 10개가 늘어 862개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이후 첫 증가세다.
RJO 퓨처스의 필립 스트리블 선임 시장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여기서 유가가 무너지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이 같은 현상의 원인 중 하나는 지난 25일 우리가 본 채굴 장비 수 증가”라고 지적했다.
코메르츠방크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채굴 활동 증가가 역풍을 만들어 내고 있다”면서 “4분기 낮은 가격이 셰일오일 생산자들이 생산을 제한하게 했고 연초 이후 가격이 상당히 오르면서 채굴 활동이 곧장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산유량이 조만간 하루 1200만 배럴을 달성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유가를 억누르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오는 30~31일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 협상을 앞둔 경계감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투자자들은 양국이 조만간 이렇다 할 해결책에 합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이 같은 무역 갈등이 중국 경제를 계속 압박하며 원유 수요를 줄일 것으로 내다봤다.
SEB는 올해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85달러에서 6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 은행은 보고서에서 “2018년 약한 수요와 2019년과 2020년 약해진 수요 전망은 가격 전망치를 낮췄다”면서 “미국 셰일오일의 예상보다 강한 생산 역시 전망치 하향 요인이 됐다”고 밝혔다.
최근 주가에 연동돼 온 유가는 이날도 주가가 약세를 보이며 함께 하락 흐름을 보였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기업 실적 부진으로 장중 1% 넘게 하락하며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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