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철도 투자·지원에 환경개선…주민들은 '만족·우려' 공존
RFA "北, 최근 철도 사정 좋아져…고난의 행군 이전 수준"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최근 북한의 철도 사정이 좋아져 이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만족감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복수의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이 철도에 대한 국가적인 투자와 지원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라고 25일 보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요즘 부쩍 내연 기관차 견인기가 많이 늘어났다”며 “기존의 전기 철도는 청진~평양까지 며칠이 걸렸지만, 지금은 청진에서 출발하면 늦어도 24시간 만에 평양에 도착한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면서 “다른 지역들의 철도 사정도 많이 좋아져 철도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고통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도에서 군으로 연결하는 지선열차운행은 거의 마비상태에 있었지만 이번에 내연 기관차들이 철도에 많이 투입되면서 지방 철도 노선도 과거 수준으로 운행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북측 개성 판문역 내 열차에서 북한 주민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뉴스핌 DB] |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 이후에는 전력 사정 악화와 기관차 부품 공급 부족으로 열차가 며칠씩 중간 역에서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일종의 택배차량인 ‘서비차’와 화물자동차를 주로 이용해왔다고 한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지금은 열차운행이 거의 정상수준을 회복해서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이 늘어났고 지역간 소통에도 열차운행이 많이 기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소식통은 “당국에서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올해는 인민들의 생활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면서 철도운행 정상화를 성공한 정책 사례로 선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철도운행 정상화가 과연 언제까지 갈 것인가라는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우선은 전기 기관차를 내연기관차로 대치해 철도를 운행하고 있지만 여기에 쓰이는 유류나 부품은 모두 대북제재 품목”이라며 “언제 또 철도가 멈춰 설지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6일 북한 개성시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이강래(왼쪽부터) 한국도로공사 사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등이 서울-평양 표지판 제막식을 하고 있다.[사진=뉴스핌 DB] |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이 철도 투자에 힘을 주고 있는 배경으로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4월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의 열악한 철도 사정을 언급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고속철도를 연결할 수 있다고 화답한 바 있다.
두 정상은 4.27 판문점 공동선언을 통해 ‘동해선·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세워나가기로 했다’고 명시했다.
또한 남북 정상은 같은 해 9월 19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금년 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했다’고 합의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