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이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부질없는 기대"
"핵시설 사찰·신고, 비핵화 진정성 보이는 조치 취해야"
로버트 매닝 "先비핵화-後 대북제재 완화 비현실적"
"美 개성공단 제재 예외, 北 영변 핵 폐기 타협점 찾아야"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제안한데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부질없는 기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전히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있는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주지 않은 만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는 단지 북한의 부질없는 기대일 뿐"이라고 말했다.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본부 청사 내 집무실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노동신문] |
◆ 로버트 매닝 "한미동맹, 남북관계 중 양자택일 강요하는 것"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에는 핵∙미사일 시설 사찰 및 신고 등이 있다"면서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조치들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가 현실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김 위원장에 달렸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한국 정부 역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원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선제적으로 취해야 할 절차와 과정이 있다는 이해를 바탕으로 보다 현실적인 접근을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구기관인 애틀란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위험한 제안은 한국 문재인 정부에 한미동맹과 '한국성(Koreanness)' 중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RFA에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약화시키기 위해 '살라미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을 시작으로 이제는 개성공단 재개를 원하는 등 대북제재에 남아있는 것이 없을때까지 한번에 하나씩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살라미 전술이란 현안을 잘라 한번에 하나씩 해결해나가면서 이득을 취하는 방식을 말한다.
[로이터=뉴스핌] 지난 4월 촬영된 개성공단의 모습. |
◆ "美, 개성공단 재개 위한 제재 완화 지지해야...北, 영변 핵시설 폐기로 타협안 모색해야"
그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완화' 접근법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면서 "북한이 핵폐기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을 보일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일부를 중단하는 새로운 결의안을 고려하는 등의 타협(compromise)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폼퍼(Stephen Pomper) 국제위기그룹(ICG)의 미국 담당 국장은 "개성공단 재개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대한 예외(carve-out)가 필수적"이라면서 "미국이 과연 이를 지지할 수 있을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 이전 대북제재 완화를 반대하는 지금의 접근법은 지속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미국이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재제 완화를 지지하고 북한도 영변 핵시설을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폐기하는 타협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