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연초 뉴욕증시가 강한 반등을 보였지만 미국 백만장자들은 비관론에 무게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것. 울트라 부자들은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지 않고 있지만 방어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활발한 움직임이다.
약세장을 상징하는 곰 [사진=블룸버그] |
23일(현지시각) E트레이드 파이낸셜의 조사에 따르면 운용 자산 100만달러 이상인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을 점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0월 이후 폭락을 연출한 주가가 올들어 힘있는 반전을 이루며 조정장을 벗어났지만 백만장자들의 경기 및 증시 전망은 오히려 4분기에 비해 악화됐다.
정부 셧다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눈덩이로 불어나고 있는 데다 중국과 무역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투자 심리를 냉각시키는 요인이다.
여기에 기업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과 중국 및 유럽 등 주요국 전반의 경기 하강 기류도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두는 근거로 꼽힌다.
향후 주식시장의 상승을 예상한 백만장자는 주가가 아래로 곤두박질 쳤던 지난해 12월 62%에서 최근 44%로 뚝 떨어졌다.
아울러 투자자들 가운데 현재 증시 상황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답한 이들이 56%에 달했다. 수치는 지난해 말 45%에서 가파르게 뛰었다.
이와 함께 올해 1분기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36%로, 지난해 4분기 약세 전망 23%를 크게 웃돌았다.
고액 자산가들이 1분기 주가 상승을 점친 섹터는 유틸리티와 헬스케어, 필수 소비재 등 이른바 방어주 섹터에 국한됐다.
E트레이드 캐피탈의 마이크 로웬가트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슈퍼 부자들이 지극히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연초 이후 상장지수펀드(ETF)의 유동성 흐름에서도 투자자들이 주가 향방을 비관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시장조사 업체 데이터트렉 리서치에 따르면 연초 주가가 오르는 사이 주식형 ETF에서 36억달러의 자금이 이탈한 반면 채권형 ETF로 127억달러의 자금이 밀물을 이룬 것.
전통적으로 경제 위기 상황에 강한 저항력을 보이는 헬스케어 섹터 ETF가 자금 유입을 기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백만장자 투자자 가운데 미국 경제가 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진단한 이들은 17%로 지난해 말 7%에서 상당폭 상승했고, 경제 펀더멘털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할 만큼 강하다는 의견은 69%에서 35%로 떨어졌다.
한편 이날 골드만 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연초 주가 상승 흐름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