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OLED 탑재 모델 등 고가 아이폰 생산 검토"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애플 아이폰 최대 제조회사 폭스콘 테크놀로지 그룹이 인도에서 아이폰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만 회사인 폭스콘은 전 세계 아이폰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서 조립한다. 따라서 인도에서 생산을 시작할 경우 애플 입장에선 제조와 판매 모두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폭스콘은 인도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탑재 모델을 포함해 고가 아이폰 생산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애플은 인도에서 대부분 저가 모델을 생산했다. 폭스콘이 아닌 다른 대만업체 위스트론을 통해서다. 아이폰 SE 모델을 조립하기 시작해 6S 모델을 생산해왔다.
신문은 폭스콘 임원진들이 자사 예산 계획에 인도 프로젝트를 포함시킬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리 궈 폭스콘 회장을 포함한 고위급 임원진들은 내달 춘제(중국의 음력설) 이후 인도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폭스콘의 움직임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자사 공급망을 개편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WSJ은 "양국의 무역·기술을 둘러싼 갈등은 많은 기업들이 공급망을 중국에서 다른 곳으로 다양화하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컴퓨터 등 전자제품 조립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애플의 입장도 반영한 처사로도 보인다. 아이폰은 인도에서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외면받는 상황이다. 인도 현지 생산을 통해 고급 아이폰의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인도는 중국에서 수입되는 스마트폰에 20%의 관세를 부과한다. 앞서 팀 쿡 애플 CEO는 중국 내 아이폰 판매 부진을 이유로 2011년 취임 이후 처음으로 매출액 전망치를 낮춰 제시했다.
인도는 13억명의 소비 인구를 갖춘 거대한 신흥 시장으로 기술 기업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e마케터에 따르면 인도 소비자의 약 4분의 1만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다. 애플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2017년 약 2%에서 지난해 1% 정도로 떨어졌지만, 인도의 잠재력을 고려하면 점유율은 늘어날 여지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 5월 중국 톈진에서 열린 월드 인텔리전스 콩그레스(World Intelligence Congress, WIC)의 폭스콘 부스 [사진=로이터 뉴스핌] |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