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은마, 세달만에 3억원 떨어져..잠실주공5도 2억원 내렸다
“1억 내린 급매물 나와도 거래 안 될 정도로 부동산 시장 침체”
“부동산 약세장에서 투자 목적의 재건축 아파트 매매는 위험”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9.13 주택시장안정대책 이후 두 달 만에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이 3조원 넘게 줄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9.13대책 이전보다 최고 3억원 내린 급매물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약세장에서 재건축 아파트 투자는 위험하다고 설명한다.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3구 재건축아파트 시가총액은 지난해 12월 기준 총 135조57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9·13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10월 138조9307억원보다 3조3511억원 감소한 수치다.
개별 사례를 짚어보면 서울 강남 재건축의 상징이라 불리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매맷값부터 세 달 만에 3억5000만원 떨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계약일 기준 9.13 대책 이전엔 20억~20억5000만원(5·6·7층)에서 실거래되던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43㎡가 지난 12월 중순께 17억원(2층)에 손바뀜됐다.
같은 아파트 전용 76.79㎡도 지난 9월엔 최고 18억5000만원(12·13층)까지 거래됐지만 11월엔 16억원(14층)에 거래됐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 [사진=이형석기자] |
송파구 잠실동의 잠실주공 5단지 전용 76.5㎡도 지난 9월 대비 12월엔 2억원 가까이 집값이 내렸다.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공인중개사 사무소의 박병선 대표는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었다고 말한다. 박 대표는 “서초·반포동 일대 아파트값이 2018년 초 주 단위로 올랐다면 7~8월엔 초 단위로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장이 과열됐었다”며 “하지만 연말엔 1억원씩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부동산 약세장에선 오래된 아파트들의 집값 하락이 더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부동산 규제가 강화될수록 투자 수요가 많던 아파트에서 투자자가 빠지면서 부침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지금 집값이 떨어졌다고 투자 목적으로 재건축 아파트를 사는 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대체투자팀장도 “매맷값이 10억원을 넘는 서울 노후 아파트를 대출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오래된 아파트는 가격 조정이 심하게 올 수 있다”고 말했다.
nana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