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수 국방부 대변인 15일 정례브리핑
"日, '스모킹건'인 추적레이더 주파수 공개 안 해"
"일방적으로 韓군함 레이더 정보 공개 요구"
"맞은 상처 있다면 그 상처부터 보여줘야"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국방부는 전날 싱가포르에서 개최됐던 ‘한일 레이더 갈등 실무협의’ 결과를 설명하며 “일본 측이 한국 군함 레이더정보 전체에 대한 요구를 했고 이는 수용할 수 없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이 이번 사안에 대해서 스모킹건이라 할 수 있는 한국 군함의 추적레이더(STIR) 주파수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대변인은 “일본 측의 요구는 대단히 무례한 것”이라며 “사안 해결의 의지가 없는 억지 주장”이라고도 했다.
최 대변인은 그러면서 “일본이 계속적으로 이렇게 비신사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유감을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변인에 따르면 일본 측은 자신들의 레이더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일방적으로 한국 측의 데이터 공개를 요구했다고 한다.
국방부는 지난 4일 '일본은 인도주의적 구조작전 방해를 사과하고 사실 왜곡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자료=국방부] |
최 대변인은 “맞은 상처가 있다면 그 상처를 먼저 보여주는 게 순서”라며 “하지만 한국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먼저) 공개하라는 것은 정당한 요구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 대변인은 ‘일본 측이 이러한 요구를 하는 배경’에 대해 “공식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한국 측이 원하는 정확한 자료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최 대변인은 ‘일본 측과의 추가 실무협의 개최 가능성’을 두고서는 “추후 (추가) 협의를 하기로 했다”며 “한국 측이 원하는 것은 일본이 우리가 조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정확한 주파수 레이더, 또한 레이더가 작동되면 경고음이 울린다. 그와 같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대변인은 일본 해상자위대의 해상초계기(P-1)의 저공비행에 대해서 한국 해군이 위협을 느낄만한 요소가 있었다는 데 일본 측이 “일부 수긍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변인은 “(실무협의에서) 저공 위협비행에 대해 조목조목 일본 측에 (사과를) 요구하고 또 질의를 했다”며 “일본 측도 실제적으로 위협비행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28일 일본 방위성이 공개한 해상초계기 P-1에서 광개토대왕함을 촬영한 영상.[사진=방위성 홈페이지 게재 영상 캡처] |
최 대변인은 일부 일본 매체에서 ‘일본 측이 STIR 레이더 주파수 기록을 공개할 의향이 있었으나 한국 측이 거부했다’는 식의 보도를 내놓은 것과 관련해서는 “그렇지 않다”며 “우리가 요구한 정확한 자료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변인은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간 주고받은 교신 내용’에 대해서는 “상호 오해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측에서도 한국이 교신하기가 굉장히 힘든 부분이었다는 것에 대해 일부 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현재 한일 간 레이더 갈등의 시시비비를 가릴 핵심은, 일본이 맞았다고 주장하는 추적레이더(STIR)의 주파수 특성 등을 한국 측에 제시할지 여부다.
전날 한일은 레이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싱가포르에서 첫 대면회의를 했다. 한국 측에서는 이원익 국방부 국제정책관, 부석종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이, 일본 측은 이시카와 타케시 방위정책국장, 히키타 아쓰시 통합막료부(한국의 합참) 운영부장이 대표로 참석했다. 그러나 회의는 양국의 입장 차이만 재확인한 채 끝났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