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보건공단, 출범 30년 만에 대대적인 조직개편 단행
"국민들 요구수준 3만불 넘어…안전 패러다임에 극적인 변화 요구"
"안전문제, 구조적으로 얽혀…법-제도-집행 3박자 맞아 떨어져야"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지금까지는 공단이 전국에 보건소와 같은 수평적인 조직체계를 양적으로 확대해왔다면, 지금부터는 암병동센터처럼 수직적이고 조직적인 전문센터를 구축해 미래사회에 대응해 나갈 것이다"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브리핑실에서 30년 만에 이뤄진 공단의 대대적인 조직 개편관련 브리핑을 갖고 "지난 30년 동안 수평적인 양적확대를 해왔던 조직체계를 기반으로 향후 30년간 위험사회에 대비할 수직적 전문체계를 갖출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공단은 이날 ▲현장중심 ▲전문성강화 ▲책임경영의 3대 원칙에 따른 대대적인 조직개편 소식을 전하고, 새로운 안전보건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대응추진단'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또한 사고조사 전문성 강화를 위해 '중앙사고조사단'을 운영하고, 기존 6개 지역본부를 16개 광역시·도 단위 지역본부 체제로 개편해 책임을 강화했다.
박두용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 [사진=산업안전보건공단] |
박 이사장은 "그동안은 수요자 중심으로 공단 내부에서 안전·보건·건설 관련 전문가들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을 공급하는 위주의 방식이었다"며 "지금부터는 사회적으로 문제되고 있는 것들, 사업자에게 실제로 요구되는 것들,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것을 사업기획본부에서 기획하고, 이것을 현장에서 작동되도록 내려보내고, 사업들이 원래 기획한데로 잘 진행되는지 사업관리실에서 체크함으로써 견제와 균형의 기능을 극대화하는 것이 이번 사업재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 이사장은 이번 사업재편 이유에 대해 "우리 공단이 지난 30년 동안 안전보건 볼모지나 다름없었던 우리 사회에 기초적인 안전보건교육, 기술지원 서비스 등 양적인 확대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왔지만 사실 우리 사회가 세월호 사고 이전까지만 해도 안전 최우선이 아닌 경제를 최우선으로 해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동안 공단이 최소한의 1차적인 안전보건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전국에 지사 27개를 확대하는 작업에 치중해 왔고, 보건소 정도를 만드는 수준으로는 상당히 선전을 해왔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안전보건의 요구가 보건소 사업정도로는 감당이 안되고, 공단의 발전 속도보다 위험이 대형화, 집적화, 고도화, 복잡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60년, 70년대 깔리 기반시설들도 설비가 상당부분 노후화되서, 국민소득 2만불 후반대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위험사회의 특징들을 우리사회가 한꺼번에 보여주고 있다"며 "더욱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법, 제도, 기술, 제원, 인력, 관행, 태도, 문화 등 안전 인프라들은 2만불 초반대에 불과하다. 우리 공단이 가지고 있는 체계 2만불 초반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요구수준이 어느날 갑자기 3만불 수준을 훨씬 넘어섰고 우리나라의 안전 패러다임도 극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면서 "전면 개편으로 조직의 혼란이 예상되긴 하지만 이러한 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 또 "우리의 의식, 관행, 습관 등도 이미 우리 몸속에 베어 있고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히고 설킨 구조적인 문제기 때문에 안전문제는 강력한 법 도입과 책임자 처벌 강화만으로는 이를 풀어내기 힘들다"고도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집행이다. 집행구조가 현장에 작동되지 않으면 법만 바꿔서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법-제도-집행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조직개편을 실시한 이유도 선제적으로 집행의 효과를 담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