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11일 오전 9시30분부터 11시간 조사…3시간 조사 열람 후 귀가
검찰, 양승태 몇 차례 더 소환조사한 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 결정할 듯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사법농단 최정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검찰 출석 14시간여 만에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11일 오전 9시 30분부터 저녁 8시 40분까지 11시간 동안 양 전 원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양 전 원장은 3시간여 동안 검찰 피의자 신문 조서를 열람한 뒤 자정쯤 귀가했다.
검찰은 앞서 조사를 받았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처럼 자정을 넘겨 밤샘조사하지는 않았다. 양 전 원장 측은 자정 이전에 조사를 마치길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사법행정권 남용’의혹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2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19.01.12 |
양 전 원장은 ‘오전 기자회견에서 편견과 선입견 없는 시각에서 사건이 조명되길 바란다고 했는데 검찰 수사에 편견과 선입견이 있다고 보나’, ‘오늘 조사에서 충분히 설명했나’, ‘김앤장과 강제징용 재판 논의를 했다는 문건이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후배 법관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 없이 검찰청사를 떠났다.
이날 검찰은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소송 개입 관련 혐의와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양 전 원장은 대체로 혐의를 전면 부인하거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양 전 원장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정문 앞에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니 그에 대한 책임은 모두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양 전 원장은 “이 사건에 관련된 여러 법관들은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하고 있고, 저도 그 말을 믿고 있다”며 “오해가 있으면 풀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혐의를 우회적으로 부인했다.
또 ‘지난해 자택 앞 놀이터 기자회견에서 재판개입이나 인사 개입 없다고 했는데 지금도 같은 입장이시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변함없는 사실”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검찰은 양 전 원장이 받고 있는 혐의가 40여개에 달하는 만큼, 추후 몇 차례 더 비공개 소환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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