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대(對) 이란 제재 복원을 선언해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미국 해군 장교를 체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국영 IRNA통신을 인용, 바흐람 가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미국인 마이클 화이트를 체포한 직후 미국 측에 통보한 사실을 지난 9일(현지시간) 밝혔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가세미 대변인은 구금된 미국인의 혐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화이트가 구금 시설에서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대변인은 또 "화이트와 관련된 사건은 적절한 정식 절차를 밟고 있으며, 절차가 마무리되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저명한 이란계 캐나다 언론인이 설립한 이란와이어에 올라온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이란와이어는 화이트와 같은 구치소에 수감됐던 한 남성을 인용해, 화이트가 지난해 여름부터 구금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란인 여자친구를 둔 화이트는 사건이 발생하기 전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몇 차례 이란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뉴욕타임스(NYT)는 화이트의 어머니가 아들이 7월부터 이란에 억류돼 있다는 사실을 지난해 말 알게 됐다고 전했다. 화이트의 어머니에 따르면 그는 급성 천식 앓고 있으며, 목 종양 치료를 받는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같은 날 이란에 자국민이 억류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해외에 나가있는 미국 시민들의 안전보다 더 높은 우선순위에 있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WSJ에 따르면 이란은 과거에도 외국인을 체포해, 정치적 협상카드로 이용한 전력이 있다. 이란은 4년 전 핵 협상 타결 이후 워싱턴포스트(WP) 기자인 제이슨 레자이안을 포함한 4명의 미국인을 석방했다. 미국은 이란의 조치에 대한 맞교환으로 제재 위반 혐의로 기소됐던 이란인 7명을 풀어줬다.
이란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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