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내주 중동 순방에 나서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와 관련 역내 현안 논의에 나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7일(현지시간) 시리아 철군은 "전략 변경"일 뿐이라며 ISIS(이라크와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 격파 임무는 바뀐 것이 없다며 ‘중동달래기’에 나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CNBC방송 스쿼크 온 더 스트리트'에 출연한 폼페이오 장관은 윌프레드 프로스트 앵커에게 시리아 내 미군 철수는 “전략 변경”일 뿐, “‘칼리페이트’와 세계적으로 ISIS를 격파”하겠다는 미국의 다짐은 바뀌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칼리페이트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통치되는 이슬람 국가(IS)를 칭하는 개념이다. IS는 2014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칼리페이트’란 명칭의 이슬람 왕국을 선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반(反) 이란 전략 임무에도 바뀐 것이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계획을 깜짝 발표하자 워싱턴과 전 세계는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ISIS를 격퇴했다”며 철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일부 참모들과 캐피톨(국회의사당) 의원들은 시리아 철군은 ISIS 격파 작전을 함께한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를 향한 배반 행위이며, 시리아 현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와 이란의 영향력만 키우는 꼴이라는 비난을 샀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미군 철수 기간이 “적절한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트윗하며 당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프로스트 앵커는 폼페이오 장관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YPG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있나?”고 질문했고 폼페이오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군 철수 후에도 계속해서 ISIS 격퇴 작전에 임하고, 우리와 함께 싸운 이들을 보호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과 약속했다”고 답했다.
이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이스라엘·터키 방문이 이러한 미국의 다짐을 전달하는 목적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예루살렘을 방문 중인 볼턴 장관은 8일 터키를 방문해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난다.
한편, 뉴욕타임스(NYT)의 논평에 따르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기 전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는 시리아 내 IS와 “다른 테러 단체들”을 격파시키겠다는 다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내 미군 철수 결정은 옳은 결정이지만 철군은 조심스럽게 계획되어야 하고, 미국의 이익을 위해 옳은 상대국들과 협력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터키가 약속을 준수할 지는 알 수 없다. 이브라힘 칼린 에르도안 대통령 대변인은 6일 시리아 내 YPG가 테러단체라는 터키의 입장을 강조하며 터키는 이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말해서다. 터키는 YPG를 테러집단이자 1980년대 터키에서 반란을 일으킨 쿠르디스탄노동자당과 연계된 군조직으로 보고 있다.
미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8일부터 15일까지 요르단을 시작으로 이집트,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쿠웨이트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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