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영업익 58.9조원, 매출 243조원으로 역대 최대
4분기 반도체 업황 둔화 영향에 실적 '어닝쇼크'
올 1분기도 불안...실적 개선 하반기부터 이뤄질 듯
[서울=뉴스핌] 심지혜, 성상우 기자 = 삼성전자가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2년간 계속된 슈퍼호황이 하반기부터 꺾이면서 4분기에는 '어닝쇼크' 성적표를 제출했다. 올해도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진으로 실적감소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삼성전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잠정 영업이익이 58조8900억으로 전년 대비 9.77% 증가했다고 9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243조51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64% 늘었다.
삼성전자 실적 추이. [자료=삼성전자] |
삼성전자 실적은 반도체 슈퍼호황에 힘입어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지난해 3분기에는 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실화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꺾이면서 중심추 역할을 하는 반도체 사업 실적이 4분기에 크게 줄었다. 스마트폰 사업도 경쟁 심화로 실적이 둔화되면서 전사 실적을 끌어 내리는 역할을 했다.
이에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은 10조8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 이는 증권업계 전망치 평균인 약 13조원보다 2조원 이상 낮은 '어닝 쇼크' 수준이다. 매출액은 59조원이다.
영업이익은 1년 전(15조1500억원)에 비해 28.7% 감소했고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던 전분기(17조5700억원)보다 38.5%나 줄었다. 분기 영업이익이 14조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7년 1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처음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58%, 전분기 대비 9.9%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구체적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10조 이하로 크게 떨어지면서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 3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13조6500억원과 비교하면 4조원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D램 출하량이 예상보다 저조하면서 반도체 사업 이익이 급감했다"며 "시장에서는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이 10조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8조원 중후반 정도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메모리 사업 수요 부진으로 실적이 크게 하락하고,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적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 영향으로 4분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예상 대비 크게 감소했으며, 이에 따라 출하량이 3분기 대비 역성장하고 가격 하락폭도 늘어나면서 실적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1회성 비용 발생도 실적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진단했다.
반도체 업황 둔화는 올해 삼성전자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9조 중후반, 연간으로는 43~44조원 정도가 될 것 같다"며 "반도체 사업만 보면 30조원이 채 안될 것 같다"고 관측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업황이 개선돼 긍정적인 실적 흐름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사업은 하반기 성수기 영향 속 신규 CPU 증가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영향으로 수요가 증가, 수급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는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탑재가 늘어나고 무선 사업에서는 폴더블폰, 5G폰 등이 출시되면서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