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약속 이행 점검·추후 협상 얼개 제시 자리"
"회담 분위기, 이후 고위급 협상 좌우"
트럼프 "협상 잘 진행되고 있어"..中 "긍정적 논의 기대"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중국 베이징에서 7~8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과 중국의 차관급 무역회담이 양국의 무역전쟁 종결의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양국이 휴전 시한인 오는 3월 1일까지 합의를 이뤄 내야하는 터라 이번 회담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린다.
외신들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가시적 성과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약속한 사안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추후 협상의 얼개를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다만 이행사항을 점검하고 협상 로드맵을 짜는 수준의 회담일지라도 분위기가 자칫 부정적으로 흐른다면 양측의 무역갈등은 다시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 이번 회담 담판 가능성 낮지만 후속 고위급 협상 등에 파급 커
미국이 시한 뒤에는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가운데 회담이 틀어질 경우 양국이 휴전 기간 내 협상을 타결 지을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 이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가 각각 이끄는 양국의 고위급 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의 만남이 예정돼 있어 이번 회담은 양국의 협상 성공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분수령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시한 내 협상을 타결짓지 못하면 양측은 관세에 직면하는 만큼 이번 회담에 걸린 '판돈'은 크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양측이 내놓은 입장을 보면 긍정적 기류가 감지된다.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협상에 최고위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차관급 무역협상에 자신감을 보인 데 이어 중국에서도 기대감 섞인 발언을 내놨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과 8일 있을 미중 차관급 무역협상에서 대표단은 "긍정적이고 건설적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재권과 시장개방 등 거론...구체적 어젠다는 여전히 안개
미국과 중국 어느 쪽도 이번 협상 어젠다에 대한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심지어 자국 측 협상 대표에 대한 정보도 구체저게으로 제공하지 않은 상태다. 백악관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제프리 게리시 USTR 부대표가 협상단을 이끌며, 농무부, 에너지부, 상무부, 재무부, 국무부 관계자들이 동행할 예정이다.
폴리티코는 "미국 관리들은 이번주 회담을 통해 중국이 해외 기업에 대한 장벽과 기술강제 이전 요구 및 사이버 공격 등을 통한 지식재산권 절도에 대해 어느 정도의 의지를 갖고 해결하려는지 확인할 기회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어젠다와 관련, 블룸버그는 △지식재산권 △화웨이·5G △중국제조 2025 △에너지 △대미 농산물 수입 △자동차 관세 △외국 금융사의 중국 시장 접근이 이번 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지식재산권과 해외 기업의 시장 접근이라는 커다란 두 가지 의제를 필두로 현재까지 거론돼 온 주요 사안에 대한 약속 이행과 양보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자신들이 각각 내놓은 제안과 요구를 천천히 살펴볼 것"이라며 "또 (미국은 중국의) 초기 약속이 어떻게 이행됐는지 평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차관급 회담 협상의 성공 여부를 떠나 휴전기간 양국의 무역협상이 타결될지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미중 양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90일의 휴전기간 자체가 터무니 없이 짧은 데다 이제 막 협상에 돌입하는 국면이기 떄문이다. AP통신이 인용한 이코노미스트들은 양국 간 모든 분쟁을 해결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외경제무역대학(UIBE) WTO(세계무역기구)연구원 부원장 투신취엔은 90일 휴전 기간 중 양측이 "마지막 날까지 합의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최종 관세 조치가 수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 "관세전 해결이 그리 빨리 되지는 않을 것이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 '중국제조2025'에 이어 고급인재유치 '천인계획'도 도마위에
양국의 무역갈등 지점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회의론을 부추기고 있다. SCMP는 미국이 중국의 해외 인재 유치 프로그램인 '천인계획(千人計劃·TTP)'에 제동을 거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외의 고급 인재를 유치해 중국의 첨단 과학기술을 육성하는 이 계획이 지식재산권 절도 등과 같은 불합리한 무역관행에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2008년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이 프로그램의 대상은 주로 해외에서 교육을 받았거나 근무하고 있는 중국인 인재다. SCMP는 미국 정부는 이 프로그램이 과학연구 절도와도 연관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도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달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만찬을 겸한 회담을 갖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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