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에 대한 영국 의회의 승인투표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테리사 메이 총리가 합의안 부결 시 ‘미지의 영역’으로 진입할 수 있다며 강력히 경고했다. 하지만 투표 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영국 내 여론까지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쪽으로 기울고 있어 혼란은 더욱 고조되는 모습이다.
6일(현지시각) 메이 총리는 BBC에 출연해 의회의 승인투표가 반드시 진행될 것이라면서, 쟁점이 되고 있는 북아일랜드 안전장치와 향후 EU와의 논의에서 의원들의 발언권 확대를 약속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러면서 영국 의회가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하지 않으면 오는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는 위험에 빠질 것이며, 그렇게 되면 영국은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미지의 영역에 진입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영국과 EU의 이혼합의 조건과 향후 관계에 대한 프레임워크를 두고 메이 총리와 EU는 지난해 이미 합의를 본 상태지만 영국 의회가 이를 승인해야 한다. 당초 지난달 11일 승인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부결 확률이 높아 막판에 메이 총리가 이달 셋째 주로 투표를 연기한 상태다.
메이 총리는 북아일랜드 문제와 관련해 수일 내로 구체적 방안들을 내놓고, 향후 영국과 EU 관계에 대한 논의 다음 단계에서 의회에 더 많은 협상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또 EU가 아일랜드 관련 ‘안전장치(backstop)’에 대해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EU로부터 추가적인 확답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집권 보수당(토리당) 내 브렉시트 지지 의원은 영국과 EU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한 채 이별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 가능성이 점차 굳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한 고위 의원은 메이 총리 스스로가 의회 내 교착상태가 이어지고 자신의 합의안을 관철시키지 못한다면 수개월 내로 총선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오는 3월 29일 영국이 EU를 탈퇴할 예정이지만, 현재 영국인들 중에서는 EU에 잔류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실시한 서베이에 따르면 만약 당장 국민투표가 실시된다면 46%는 ‘잔류’를 선택하겠다고 답해 ‘탈퇴’를 택한 39%의 응답 비율을 웃돌았다. 나머지 응답자들은 ‘잘 모르겠다’, ‘투표하지 않겠다’ 혹은 ‘응답 거부’ 등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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