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최악의 성적표 받아든 '글로벌 증시'…일부 신흥국만 선방
美 증시 반등 가능성 높아
'신흥국 시장'에 주목…약진 노리는 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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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2018년 글로벌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의 지정학적 혼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공포 속에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2월 아르헨티나 회동을 통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하며, 화해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무역전쟁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있다.
◆ 2018년 최악의 성적표 받아든 '글로벌 증시'…일부 신흥국만 선방
48개국 주가지수를 포괄하는 FTSE 전세계지수는 지난해 12% 하락을 기록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17년에 25% 상승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MSCI 전세계지수도 11.18% 빠졌다.
글로벌 증시 가운데 중국 증시가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 선전성분지수는 연초 대비 33% 급락했으며, 지난 6월 약세장에 진입한 상하이종합지수는 25%의 하락률을 보였다. 홍콩 항셍지수도 14% 하락했다. 한국 코스피지수와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각각 17%, 12%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미국 다우지수30산업평균지수는 한 해 동안 5.63% 하락했다. CNN은 미국 증시가 역사상 가장 변동성이 큰 장세를 연출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S&P500 지수는 지난 한해 동안 하루에 1%이상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장세가 무려 64번이나 연출돼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2017년에 S&P500 지수가 이 같은 널뛰기 장세를 보였던 횟수는 단 8번에 불과했다.
이 외에도 유럽에서 독일 닥스(DAX)지수가 지난해 18% 이상 하락했으며,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연간 변동률 하위 10개국에 이름을 올리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다만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올리며 고공행진했으며, 인도의 센섹스지수도 5.91% 오르는 등 일부 신흥국 증시가 선진국보다 나은 성과를 거두었다.
◆ 미국 증시, 반등 가능성 기대
통상마찰과 기준금리 인상 우려 속에 맥을 추지 못했던 미국 증시가 최악의 한 해를 딛고, 2019년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트홀트 그룹의 짐 폴슨 수석 투자 전략가는 "2019년 향후 4개 분기 동안 경제 성장률이 2% 밑으로 하회할 것으로 본다"며 경제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지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그러면 증시가 한차례 더 강세장을 나타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짐 폴슨은 미국이 경기 침체에 들어설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도 일축했다. 그는 "최소 가까운 미래에는 경기 침체를 건너뛸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조금 더 공격적인 모습을 취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신고점을 돌파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2019년에는 좋은 한 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배런스는 지난달 투자 은행과 자산 운용사에서 근무하는 10명의 시장 전략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통해 S&P 500지수가 2019년 2975포인트(중간값)에 마감해 전년 대비 14%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뉴욕 증시를 짓눌렀던 G2(미국과 중국) 무역분쟁도 올해 양측이 합의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아울러 기준금리 인상 행보를 보였던 연준이 2019년 들어서 경기 둔화를 반영해, 긴축 행보를 중단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지난 11월 제롬 파월 의장의 기준금리가 "미국 경제에 중립적인 수준으로 여겨지는 수준의 넓은 범위 바로 아래에 있다"는 비둘기파적인 발언이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스티븐 오스 최고 투자 책임자(CIO)는 시장의 수많은 역풍들이 2019년에는 상당수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미중 무역 분쟁이 첫 번째 분기에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티븐 오스는 여기에 연준의 비둘기파 행보까지 더 해진다면, 이 모든 요소들이 모여 미국 경기를 일으키는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019년 S&P500지수 전망치를 3100포인트로 제시했으며, S&P500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은 17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외에도 시티그룹의 토비아스 레브코비치 수석 전략가는 2019년 산업 활동 증가와 낮은 실업률, 임금 인상에 따라 소비자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며, 결국 미 증시가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레브코비치 수석 전략가도 S&P500지수 전망치를 3100포인트로 내놨다.
다만 모든 전문가들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모간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는 "2019년 증시는 2018년과 유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기둔화로 인한 기업 실적 부진을 이유로 지적했다. 그는 "S&P500지수가 2400포인트부터 3000까지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전망치를 2750포인트로 제시했다.
그는 또 2018년 말처럼 "극적인 충격"을 겪은 시장은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투자자들에게 인내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그는 "통상 시장이 안정되기까지 수개월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 '신흥국 시장'에 주목…약진 노리는 브라질
브라질과 인도 등을 제외하고 선진국 증시와 동반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신흥국 증시가 부진을 딛고 일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지난해 경기 둔화와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았던 중국 증시의 반등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모간스탠리는 지난해 이미 저점을 찍은 아시아 시장이 2019년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 성장 촉진을 위한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특히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조너선 가너 모간스탠리 아시아·신흥국 시장 수석 주식전략가는 아시아는 이미 10월 후반 혹은 11월 초에 "저점을 찍었으며" 아시아에 강세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는 또 많은 투자자들이 최근 미국 증시의 급락에 초조해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모두가 S&P 지수에 집중하고 있어 아시아 시장의 터닝포인트를 놓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모간스탠리는 얼마 전 2019년 신흥국 시장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조정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모간스탠리는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의 거대 신흥국 시장이 올 하반기에 약진할 것으로 예측했다.
신흥국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줬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에도 변화가 예상되면서, 신흥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노무라자산운용의 사가키 시게키 수석 전략가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중단이 일부 투자자들로 하여금 신흥국 시장을 다시 돌아보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흥국 증시 중에서도 브라질에 가장 큰 이목이 쏠렸다.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의 라틴 아메리카 담당인 파블로 리베롤은 "신흥국 시장 가운데 브라질이 상대적으로 더 매력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8명의 전략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브라질 대표 주가지수인 보베스파지수가 2019년 말 22% 상승한 10만6425포인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