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감소 여파 중소형사 실적에 직격
기존 위탁매매·IB 외에 새로운 성장동력 절실
역량 집중 위한 조직개편·특화 서비스 강화 ‘눈길’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코스피 부진으로 위탁매매 수익이 급감하자 증권사 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대형사로 이익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이에 따라 사업 특화를 통한 신(新)성장동력 발굴에 나선 중소형 증권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지는 양상이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DGB금융지주 자회사로 정식 편입되며 새롭게 출발한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김경규 신임 대표 취임 직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DGB금융지주와의 시너지 협업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시너지전략본부를 신설하는 한편 리테일영업본부를 WM본부로 개명하고, 금융상품법인담당을 대표이사 직속 본부로 격상시키는 등 영업력 제고에 나선 것이다.
원래 하이투자증권은 전체 이익의 40% 가량을 IB부문에서 거둘만큼 IB에 강점을 보인 증권사다. 하지만 대표적 ‘영업통’으로 불리는 김 신임 대표 취임과 함께 사업 다각화는 물론 수익 극대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IBK투자증권 역시 중소기업 특화 전략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이익을 구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모기업인 기업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수익을 꾸준히 늘리는 중이다. 증권·은행 업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복합 WM센터로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영업지역을 빠르게 확대했다. 현재 IBK투자증권과 기업은행이 함께 위치한 복합점포는 전국에 19곳에 달한다.
중기특화 증권사에 걸맞게 중소형사의 주식시장 상장도 적극 장려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중소·벤처기업의 코넥스시장 상장을 지원하는 한편 상장 기업의 성장 지원, 인재 공동채용 등 상호 협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올해 코넥스 상장 주관사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온라인증권사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특성을 활용해 자산관리(WM) 강화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3월 조직개편에서 고객자산관리본부를 신설했다. 그 결과 올해 3분기까지 자산관리 수수료가 100억원에 육박해 81억원에 그친 지난해보다 20% 정도 증가했다. 전체 수수료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까지 늘었다. 물론 주력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에 따른 수탁수수료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위탁매매에 치우친 사업구조 재편에 시동을 건 만큼 내년부터 본격적인 비중 확대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을 선도하는 유안타증권도 대표 서비스 ‘티레이더’를 대폭 업그레이드해 개인 투자자 대상 특화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고객의 투자성향을 반영, 자동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자산을 운용해주는 서비스다. 지난 2016년 금융위원회가 로보어드바이저의 자산운용을 허용한 이래 금융회사들이 경쟁적으로 투자해왔다.
티레이더는 지난 2012년 처음 선보인 유안타증권의 대표 서비스로 빅데이터 기반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들에게 상승 및 하락 유망종목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특히 지난 10월 출시된 ‘티레이더 3.0’은 AI 종목분석의 범위를 확대한 것은 물론 코스콤과 공동 연구 개발한 빅데이터 기반 투자심리 분석 서비스 ‘빅레이더’도 제공한다.
이 밖에 최근 예비인가 신청이 마무리된 부동산신탁업 역시 중소형 증권사들이 구상하는 새로운 먹거리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달 27일까지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한 12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8곳이 증권사였다. 이 가운데 단독형태로 출사표를 던진 부국증권을 비롯해 컨소시엄을 구성한 신영·유진, 키움·현대차, SK증권 등 대부분이 중소형 증권사로 분류된다.
이에 대해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량 급감, 신용거래융자 잔고 감소 등의 여파로 중소형사들의 시장 환경이 녹록치 않은 게 사실”이라며 “내년 증시 전망도 좋지 않은 만큼 위탁매매·IB 외에 회사별로 특화된 전략으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직책”이라고 전했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