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시너지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어 앞다퉈 인가 신청
[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증권사들이 부동산신탁사 신규 인가에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자본력이 있는 지주사나 대형 증권사는 단독으로, 중소형 증권사와 운용사는 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접근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지난 26~27일 부동산신탁사 인가 접수 마감결과, 기존 신탁업을 영위중인 곳(KB·신한·하나 등)을 뺀 대형 증권사 중에선 한국투자증권이 신규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NH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은 지주사를 중심으로 진출을 준비 중이다. 당초 사업 참여를 검토했던 미래에셋대우는 참여치 않기로 최종 가닥을 잡았다.
중소형사 중에선 대신증권, 신영증권·유진투자증권 컨소시엄, 이베스트투자증권·부국증권 컨소시엄이 사업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외 이지스자산운용(키움증권 FI사로 참여)과 큐캐피탈 등 운용사도 뛰어들었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 신영증권, 이지스자산운용 등은 일찌감치 사업 참여를 결정하고 선정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파트너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증권은 유진투자증권 외 부동산 관리업체인 젠스타 및 메이트플러스와 함께 추진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마스턴투자운용과 컨소시엄을 이루고 키움증권 등이 FI(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중소형 증권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은 자기자본 규모와 자금조달 방안의 적정성이 심사항목에 포함돼서다. 상대적으로 자기자본 규모가 큰 회사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평가 항목은 사업계획(400점), 대주주적합성(200점), 인력·물적설비(150점), 이해상충방지체계(150점), 자기자본(100점) 등 5가지로 총 1000점이다.
증권사들은 부동산 금융 사업의 수익성이 높은 데다 기존 서비스와의 시너지가 크다는 판단에 사업 참여에 적극적이다. 부동산 개발사업에 자금을 빌려주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경험이 있고, IB(투자은행)의 부동산금융과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최근에는 전통 수익원인 브로커리지 수익은 점점 줄고 IB부문 수익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는 가운데 매수심리가 얼어붙어 거래가 감소한 탓이다. 때문에 사업 다각화에 나선 회사들이 빠르게 몸집을 부풀리고 경쟁사를 따돌리는 등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대형 지주사와 증권사,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각 1곳에서 사업자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신규 사업자로 3곳이 선정되는데 한 업권에서 사업권을 모두 가져갈 가능성은 적다”며 “심사항목에서 사업계획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가 포함될 확률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심사에서 탈락하면 기존 회사를 인수하는 ‘플랜B’ 전략이 가동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신한금융이 아시아신탁을 인수한 것과 마찬가지로 자금력이 되는 금융사나 지주 전환 이슈가 있는 회사들은 인수를 고려하기도 한다”며 “최근 증권업계의 화두가 ‘IB강화’ ‘사업다각화’인만큼 부동산신탁업 영위는 필요한 부분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금융위는 외부평가위원회 심사와 예비인가·본인가 등의 절차를 앞두고 있다. 인가 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심사를 담당할 금융감독원에는 리스크 관리, 정보기술(IT), 법률, 회계, 신탁업 등의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가 설치된다.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가 외부평가위원회 심사평가 결과를 참고해 최종 인가사업자를 결정한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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