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앤알바이오팹 등 특례상장기업, 9거래일새 주가 반토막
불확실한 성장성에 투자심리 악화...공모가 고평가 문제도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기술 혹은 성장성 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상장사 주가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데다 특례상장 기업의 미래 가치에도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공모가 대비 반토막 수준까지 폭락하는 종목들이 하나 둘 나오면서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들의 기업 분석이 미진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특례 기업으로 상장한 주요 중목들이 공모가 대비 최고 50% 가깝게 급락세다.
공모가 기준 하락폭이 가장 큰 종목은 티앤알바이오팹. 지난달 28일 공모가 1만8000원에 시작해 9거래일 만에 9530원으로 무려 47%나 하락했다.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500.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지만 정작 상장한 이후 연일 내리막이다. 키움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았다.
지난 2013년 설립한 이 회사는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생물학적 제제 및 의료용 기기를 생산하는 회사다.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생분해성 의료기기, 조직∙장기 바이오프린팅을 위한 바이오잉크, 체외 시험을 위한 오가노이드(Organoid, 장기유사체), 3D 프린팅 세포 치료제, 3D 바이오프린팅 시스템이 주요 제품이다.
같은 날 코스닥시장에 첫 선을 보인 네오펙트는 공모가(1만1000원) 대비 43% 하락한 6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전 공모주 청약에서 기관 388.0대 1, 일반 400.8대 1로 흥행했다. 하지만 상장 첫날 22.2%를 포함해 9거래일 중 7일이 하락했다. 이 회사는 의료기기 제조업체로 재활 의료기기 생산이 주요 생산품목이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의료기기 제조 기업인 싸이토젠은 1만7000원에 공모가가 결정됐다. 상장 첫날 이후 3거래일 만에 1만3500원으로 내려앉았다.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해 1만4600원으로 회복했으나 다시 연일 하락해 1만2000원이 무너지기 직전이다.
성장성 특례상장한 셀리버리도 공모가(2만5000원) 대비 3% 하락한 2만4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바이오 신약개발 기업으로 공모주 청약 당시 기관 698.9대 1, 일반 808.4대 1을 나타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럼에도 상장 이후 주가 변동은 지지부진한 상황.
사실 기술·성장성 특례로 상장한 종목은 기업 가치를 세밀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특례 상장은 수익성 요건이 기준치에 미달하지만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다. 현재의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을 감안해 기업 가치를 책정하다 보니 변수도 많다. 기업 가치의 불확실성이 커 개인·기관 투자자들이 단기 차익을 계산한 접근도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이유다.
이들 종목의 주가 급락이 이어지자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들도 투자자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기업 가치를 보수적으로 바라보기보단 후하게 평가해 공모가가 실제 가치보다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모가가 높아지면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는 수수료를 더 챙길 수 있다.
자산운용사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 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기술, 성장성 특례상장은 현재보단 미래 가치에 더 중점을 상장이다 보니 투자심리 위축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도 선의의 투자 피해에 없도록 기업 가치 분석에 보다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