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심 재판서 '징역 10월' 선고
2심 재판부 "양형 이유 없어"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홍익대 누드크로키 수업에서 남성 누드모델을 몰래 촬영하고 유포한 여성 모델 안모(25)씨의 항소가 기각됐다.
20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부(이내주 부장판사)는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고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1심에서 선고 받은 징역 10월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양형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였다.
재판부는 또 “몰래카메라 폐해가 사회적 논란이 되고 유통이 증가하며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개인의 초상권과 명예권이 훼손됐다”며 “피해자는 자신도 모르는 새 당해 피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범행은 엄중 처벌이 필요하다”며 “성별에 관계없이, 또 주관적인 성적 욕망이 목적이었는지 다른 목적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법 zunii@newspim.com 2018.06.04 <사진 = 김준희 기자> |
앞서 안씨는 동료 남성모델의 중요부위를 촬영한 사진을 커뮤니티 워마드에 올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사건 발생 10일 만에 안씨가 붙잡히며 ‘성별 편파 수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해당 사진의 완전한 삭제가 불가능한 인터넷 공간 특성상 피해가 상당해 실형이 불가피하다"며 지난 8월 13일 안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과 안씨는 모두 항소장을 제출해 1심 판결에 불복 의사를 밝혔다. 검찰은 “남성혐오 사이트 워마드 특성상 남성 피해자 사진이 게재될 경우 초래할 결과를 알 것임에도 범행을 저질렀다”며 “현재 여러 사이트에 노출돼 추가피해 정도도 가늠할 수 없는 정도”라고 징역 2년을 재차 구형했다.
반면 안씨는 대다수의 몰카 범죄가 벌금형에 그친 점 등을 들어 형량이 과도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안씨는 항소심 첫 재판에서 “스스로를 바꿔서 더 나은 사람이 돼 앞으로 달라지고 싶다”며 “남에게 하루하루 조금이라도 봉사하는 삶을 살며 죄를 갚아나가고 싶으니 선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안씨 측 변호인은 “안씨는 같은 일을 하는 동료 태도 문제를 지적하며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으나 직업이 누드모델이라는 특성 때문에 성폭력 사건이 된 측면이 있다”며 감형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경찰조사에서 안씨는 쉬는 시간에 모델들이 함께 쉬는 탁자에 피해 모델이 누워있자 이를 질책했지만 대꾸하지 않아 홧김에 사진을 찍어 유포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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