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계획대로 2조6000억 유로(3327조7600억 원) 규모의 채권매입프로그램을 이달 말로 종료하기로 했다. 다만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에 대해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후에도 한동안 재투자를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 전망의 위험이 대체로 균형 잡힌 상태라고 밝혔지만, 하방 위험이 좀 더 현저하다고 진단했다.
ECB는 13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성명에서 ECB는 “통화정책위원회는 ECB의 주요 금리를 인상한 후 한동안, 필요한 경우 APP(자산매입프로그램) 하에 매입한 만기가 돌아오는 증권에 대해 재투자를 모두 지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결정이 만장일치로 이뤄졌다고 전하고 “자신감은 지속했고 조심스러움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로써 ECB는 4년 전 성장 위기가 유로존을 덮친 후 적용해 왔던 양적 완화를 끝내게 된다. ECB는 이 같은 자산매입프로그램의 추가적인 유용성이 적어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다른 수단에 의존할 계획이다.
양적 완화가 유로존 경기에 미친 영향에 대해 드라기 총재는 “지난 4년간 양적 완화는 이 경기 회복의 유일한 동인이었다”고 평가했다.
ECB는 이날 올해와 내년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1.9%와 1.7%로 제시해 지난 9월 전망치보다 각각 0.1%포인트씩 내려 잡았다.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1.7%에서 1.8%로 수정됐고 내년 물가 예상치는 1.6%로 소폭 하향 조정됐다.
다만 드라기 총재는 현재 대체로 균형 상태인 전망의 위험이 점차 하방으로 치우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날 ECB는 기준금리인 리파이낸싱 금리를 0.00%로 동결하고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지급하는 한계 대출 금리와 시중은행이 하루 동안 돈을 맡길 때 적용하는 한계 예치금 금리를 각각 0.25%와 마이너스(-)0.40%로 유지했다.
성명은 “위원회는 ECB의 금리가 현 수준에 최소한 2019년 여름까지 머물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금융시장은 잠시 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 기자회견에 주목하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새로운 경제 전망을 제시하고 전망의 위험과 광범위한 경제 전망에 대한 ECB의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ECB의 정책 발표 후 보합권에서 움직이던 유로화는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며 약해졌다. 유로/달러 환율은 미국 동부시간 오전 9시 38분 현재 전날보다 0.21% 내린 1.1346달러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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