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北 간부 자녀 결혼축의금 100달러선"
"음식·선물 풍습 사라지고 현금으로 내야"
소식통 "생계 지장 있어도 축의금 바쳐야"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 간부들이 결혼식 시즌을 맞아 자녀들의 축의금 명목으로 사실상 주민들을 상대로 돈을 뜯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3일 보도했다.
RFA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주민들이 축의금을 부담하느라 생계에 지장을 받을 정도"라며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한 평양 소식통은 RFA에 "예전에는 지인들의 결혼식 때 현금이 아니고 결혼식 잔치에 필요한 음식이나 간단한 선물을 마련해서 보내주면 됐지만 이제 그런 풍습은 옛날 얘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현금으로 부조를 하지 않으면 결혼 축하손님으로 얼굴을 내밀 수 없을 만큼 분위기가 변했다"고 부연했다.
북한의 가정주부 모습.[사진=조선중앙tv 캡쳐] |
이 소식통은 그러면서 "평양의 경우 일반 주민들의 결혼 축의금은 보통 10달러(약 1만원)에서 50달러 사이지만 직장 간부나 사법기관 간부 가족의 경우에는 100달러 정도는 해야 된다는 불문율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친지의 결혼 축의금도 부담스럽지만, 간부 가족의 결혼식에 축의금을 빼먹었다가는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생계에 지장이 있어도 반드시 축의금을 바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의주의 한 소식통은 "신의주에서도 가까운 친지나 간부 가족의 결혼 축의금은 최하 50위안(약 8000원)에서 많게는 200위안 정도는 해야 한다"며 "50위안이면 입쌀을 10㎏ 넘게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일반 주민들이 간부들에게 내는 축의금은 앞날에 무슨 일이 있을 경우 잘 봐달라는 의미에서 바치는 뇌물"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간부들에게 바치는 축의금은 빚을 내서라도 큰 금액을 마련해야 한다"며 "북한의 간부들은 자식 결혼식을 주민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한 몫 챙길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면서 "큰 간부이건 보통 간부이건 자식 결혼식을 기회로 부를 축적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특히 인민반장을 비롯해 동사무소 간부, 지역 보위성, 보안성 간부의 자식들 결혼식에는 설사 초대장(청첩장)을 받지 못했더라도 반드시 참석해 축의금 봉투를 내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