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정부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수입 관세를 대폭 낮추기로 했다. 중국 IT 심장부를 연이어 정조준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카드가 가시적인 효과를 낸 셈.
하지만 미국은 중국의 숨통을 더욱 거세게 조일 움직임이다. 무역뿐 아니라 전반적인 경제 정책과 사이버 보안 등 굵직한 쟁점에 대해 상당수의 압박 카드를 추가로 동원할 것이라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출처=블룸버그] |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수입 관세를 현행 40%에서 15%로 낮추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측 무역 협상 대표로 나선 류 허 국무원 경제 담당 부총리와 미국 측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및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컨퍼런스콜을 통한 협상에서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 양측이 자동차 관세 인하의 구체적인 시기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이를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양국 무역 협상 대표는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매입 확대 및 경제 정책의 구조적인 변화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다만, 소식통은 이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중국의 자동차 관세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한편 매우 생산적인 대화가 오가고 있고, 중차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으로 수년간 중국의 미국 수입을 1조2000억달러 가량 늘리도록 한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복안이다.
류 부총리를 필두로 한 중국 협상 팀은 내년 초 워싱턴을 방문해 보다 깊이 있는 논의를 가질 예정이다.
지난 1일 이란 제재 위반을 근거로 한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체포가 무역 협상과 무관하다는 것이 양국의 공식적인 입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감을 드러낼 만한 중국의 이번 ‘양보’가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90일을 시한으로 한 무역 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향해 또 한 차례 실탄을 가격할 예정이다.
워싱턴 포스트(WP)를 포함한 주요 외신은 이날 고위 정책자들을 인용, 미 법무부가 중국 해커들을 기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소 대상에 오른 해커들이 중국 정부와 결탁, 지난 수년간 미국 기업들을 공격했다는 것이 미 법무부의 주장이다.
아울러 미 상무부는 중국산 수입 반도체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도입할 움직임이고, 중국 업체의 통신 부품 구매를 어렵게 하는 행정명령이 부활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 밖에 미국 주요 부처는 중국 정부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추진 중인 이른바 ‘중국 제조 2025’를 겨냥한 공격의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관련, 시장 전문가들은 양국의 힘겨루기가 무역 마찰에서 점차 경제 패권 다툼으로 번지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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