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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반대' 택시기사 유서 공개... "사람답게 살 수 있기를"

기사입력 : 2018년12월11일 08:24

최종수정 : 2018년12월11일 17:04

이해찬 대표-손석희 대표에게 각각 유서 남겨
손 대표에게 보낸 유서만 공개... 이 대표 유서 공개여부는 추후 협의
'택시 근로자들 사랍답게 살 수 있게 해달라'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며 국회 앞에서 분신한 택시기사 최모씨(57)가 손석희 JTBC 대표이사에게 유서를 남겼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전날 오후 2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자신의 몸에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분신했다. 최씨는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택시노조 4개 단체는 "최씨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손석희 JTBC 대표 앞으로 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숨진 최씨는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소속이었다. 이들은 두 장의 유서 중 손 대표에게 보내는 유서를 공개했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 항의' 분신차량 2018.12.10. sunjay@newspim.com

택시노조가 공개한 유서에서 최씨는 "택시근로자들이 제대로 급여를 받을 수 있게,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이 한 몸 내던져 본다"고 했다. 최씨의 분신 이유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씨는 유서에서 "(카풀은)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출근 시간 차량 정체를 줄이기 위해 이웃끼리 같이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카카오는 불법적인 카풀을 시행해 이윤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취지를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카풀 요금을 택시 요금의 70~80% 수준으로 하며 20%는 수수료를 취하겠다고 하는데, 승객을 수송하려면 정부에 유상운송요금을 신고하고 허가를 취득한 후에 미터기를 장착하고 그에 따른 정상적인 요금을 받아야 한다"며 "카풀 요금은 카카오에서 무슨 근거로 요금을 책정해서 손님에게 받을 것인지 답하라"고 강조했다.

최씨는 또 "택시도 반성할 부분이 있다. 승차 거부에 불친절, 공감하는 부분"이라면서도 "왜 그럴까. 택시는 12시간 근무해도 5시간만 근무로 인정해주고, 최저임금을 맞추려고 근무 시간을 줄인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노사 협약 사항이라고 이를 묵인하고, (택시를) 특수 업종으로 분류해놔 장시간 근무를 하고 보수를 제대로 못받아도 어디 하소연 할 데가 없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마지막으로 전택노련과 한국노총을 향해 "카풀이 저지되는 날까지 나의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주길 바란다"며 유서를 마쳤다.

택시노조 측은 11일 비대위 회의를 통해 이 대표에게 보낸 유서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카카오 관계자는 전날 사고 소식을 접한 뒤 "이런 일이 생겨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며 "고인의 명복을 비는 마음 뿐"이라고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sunj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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