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이미 실리콘밸리 IT기업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멍완저우(孟晩舟·46) 중국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미국 당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가운데, 미국 정부가 화웨이로 향하는 미국산 부품의 수입을 금지하면 미국 기업들이 줄줄이 피해를 입게 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웨이가 세계 텔레콤 부문의 강자로 부상하기까지는 실리콘밸리 덕이 컸다. 화웨이는 인텔, 브로드컴, 퀄컴 등 미국 대형 IT 기업들을 주요 공급업체로 삼아 기지국과 라우터, 휴대폰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사들였다. 올해 화웨이의 미국산 부품 수입 규모는 최대 100억달러(약 11조2800억원)로 중국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과 맞먹을 전망이다. 또한 퀄컴과 인텔은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이러한 상호 의존 관계 때문에 미국 정부가 화웨이가 미국산 부품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제재에 나서면 화웨이는 물론 미국 기업들도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올해 들어 이미 상당히 위축된 양국 IT 기업들에게 악재가 하나 추가되는 셈이다.
멍 CFO의 체포 후 화웨이는 공급업체들 안심 시키기에 나섰다. 지난 6일자 메모에서 화웨이는 “멍 CFO는 무죄이고 미국 정부가 기업체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이러한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글로벌 공급업체들과의 파트너 관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중국 화웨이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정부는 앞서 비슷한 이유로 ZTE와 푸젠진화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수출 금지 조치로 이들 중국 기업들의 숨통을 조였는데, 지난해 기준 중국의 미국산 반도체 수입 규모가 584억달러(약 65조8752억원)에 달하는 만큼 화웨이에 대해서도 같은 제재가 내려지면 미국 기업들의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크놀로지 컨설팅 기관 인터내셔널비즈니스전략에 따르면, 올해 들어 화웨이가 수입한 미국산 부품만 해도 10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의 80억달러에서 증가한 수준이다.
화웨이는 연구개발(R&D)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중국 기업이며, 세계 7위 규모의 반도체디자인 연구실을 갖추고 있다. 이 곳에서 인공지능(AI) 등에 사용되는 첨단 반도체가 개발되고 있으며, 화웨이는 자체 개발한 반도체 비중을 점차 늘여가고 있다.
하지만 투자은행 제프리스가 공급업체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화웨이는 통신장비 제조를 위해 브로드컴, 자일링스, 아날로그디바이시스 등 미국 기업들의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이 외에도 시게이트와 마이크론 등의 반도체에도 크게 의존하고 있다.
특히 인텔와 퀄컴은 화웨이와 공급업체 이상의 관계를 맺고 있다. 화웨이의 연간 보고서에는 인텔이 ‘전략적 파트너’로 제시돼 있으며, 양사는 5G를 비롯해 광범위한 부문에서 협력하고 있다. 지난 5일 화웨이는 인텔 프로세서와 화웨이 기지국을 사용한 5G 기술 테스트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퀄컴 또한 화웨이의 5G 굴기에 협력하고 있다. 올해 초 퀄컴은 화웨이가 진행한 5G 테스트에 사용된 프로토타입 장비를 공급했다. 지난 2015년에는 화웨이와 퀄컴, 중국 최대 반도체회사인 SMIC가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해 상하이에서 합작벤처를 시작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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