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분담금 자율성 주장한 한국당 반대로 저지
"한국당은 한유총 나팔수" 국민청원 등 비난 봇물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일명 ‘박용진법(유치원3법)’이 자유한국당 반대로 불발됐다. 쟁점이 됐던 학부모 분담금 등에 대한 이견이 끝내 좁혀지지 않은 탓이다. ‘유치원3법’ 처리를 기대했던 학부모들 사이에선 강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8일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새벽 ‘유치원 3법’의 정기국회 처리가 여야 줄다리기 끝에 무산됐다. 이달 안에 임시국회가 열리더라도 연내 처리가 될 지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6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머리를 만지고 있다. 이날 법안소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박용진 3법'과 자유한국당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유치원 3법', 또 바른미래당이 제시한 절충안을 두고 논의할 예정이다. 2018.12.06 yooksa@newspim.com |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사립유치원 비리를 폭로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발의한 ‘유치원3법’은 △사립유치원 국가회계시스템 사용 △설립자와 원장의 겸직 금지 △유치원 급식에 대한 학교급식법 적용 등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일부 개정안을 담았다.
‘유치원3법’ 연내 처리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여온 여야 의원들은 국가회계 관리 일원화와 교비 유용에 대한 처벌조항 등에서 끝내 합의를 보지 못했다. 특히 학부모 분담금에 대한 시각차가 컸다.
더불어민주당은 유치원이 엄연한 교육기관이기에 회계가 투명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 사립학교법을 개정해 교비를 사적으로 사용할 경우 형사처벌을 강화하고, 정부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바꿔 엄격히 관리하자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사립유치원이 개인 돈을 들여 설립한 사유재산인 만큼 자율성을 줘야 한다고 맞서왔다. 정부 돈과 학부모 분담금 역시 따로 관리해야 한다고 논리를 폈다. 국가지원금을 유용하면 처벌하되, 학부모 분담금은 운영 상 자율성을 보장하자는 이야기다.
8일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민원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
국감 당시 사립유치원 비리에 대한 충격이 컸고, 국민적 공분이 일었던 탓에 박용진법 불발은 한국당에 대한 반발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8일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한유총대변인으로 전락해 유치원3법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을 해체해달라’는 민원이 올라왔다.
민원인은 “유치원3법 입법을 온몸으로 저지, 국민여론을 무시한 자유한국당의 민낯을 확인할수 있었다”며 “국민의 편이 아니고 한유총의 편임이 확실히 드러났다. 자유한국당을 해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치원생을 둔 부모들도 불만을 터뜨렸다. 중랑구에서 유치원생을 키운다는 한 주부는 온라인 카페에 “원장들이 정부와 학부모 돈으로 명품백 사고 외제차 굴리는데 보고만 있으란 거냐”고 따졌다. 또 다른 주부는 “아이들을 돈으로만 보는 한유총이나 국민을 돈으로 보는 국회의원들이나 똑같다”고 비판했다. SNS에도 “자한당은 사익을 위해 모인 집단. 분노가 치민다. 국민들은 자한당을 폐당시킬 것” 등 ‘유치원3법’ 불발을 아쉬워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박용진 의원은 7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자유한국당이 아이들을 위한 법안을 비리 유치원 원장들을 위한 법으로 변질시키려 한다"며 "회계투명성 문제를 잘못된 이념의 문제로 왜곡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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