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 산유국들이 진통 끝에 하루 120만배럴 감산 합의를 이뤄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아랑곳하지 않고 10월 초 이후 30% 폭락한 유가를 끌어올리는 데 무게를 둔 것.
석유수출국기구(OPEC)[사진=로이터 뉴스핌] |
산유국들이 유가 안정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면서 국제 유가는 모처럼 강한 상승 탄력을 보였다.
7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아라비아를 포함한 OPEC 회원국과 러시아를 필두로 한 비회원 산유국들이 전날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총회를 갖고 하루 120만배럴의 감산에 합의했다.
감산 규모는 OPEC 국가와 그 밖에 산유국 사이에 각각 하루 80만배럴와 40만배럴로 할당됐다. 이에 따라 원유 공급 과잉 문제가 일정 부분 해소되는 한편 유가 폭락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전망이다.
소식이 전해진 뒤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런던선물거래소에서 장중 5% 랠리하며 배럴당 63달러 선을 회복했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1% 가량 뛰었다.
이번 감산 합의 규모는 총회에 앞서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하루 130만배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뿐만 아니라 전날 제기된 하루 100만배럴에 비해 공격적인 결정이다.
사실 총회 직전 투자자들 사이에는 감산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번졌고, 이 때문에 국제 유가가 연일 하락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의견 조율에 난항을 겪은 데다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 피살에 무하마드 빈 살망 사우디 왕세자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백기를 들 것이라는 관측이 번진 것.
진통 끝에 이뤄진 합의에 시장은 반색했다. 유가 급락이 경기 침체 공포를 부추겼던 만큼 이번 총회 결과가 유가는 물론이고 위험자산에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다.
한편 이번 감산에 이란도 참여하기로 했다는 보도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미국의 제재에 따라 이미 공급에 제한이 발생했지만 산유국들이 상징적인 의미에서 감산에 동참할 것을 종용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얘기다.
러시아의 알렉산더 노박 석유장관은 빈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가 안정에 대한 산유국들의 의지를 시장에 보내는 동시에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컨설팅 업체 우드 맥킨지의 앤 루이스 히틀 애널리스트는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하루 120만배럴의 감산 합의는 ‘서프라이즈’에 해당한다”며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에는 원유 수급 불균형이 크게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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