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에 90일 간 휴전에 합의하고 새로운 무역협상에 돌입하며 중국이 미국산 대두와 천연가스 수입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중국으로서는 미국산 수입이 경제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거래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지적했다.
현재 가격으로는 미국산 제품이 경쟁력이 있지도 않고 중국은 이미 다른 공급원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이 미국산 제품 수입을 재개한다면 이는 경제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미국의 비위를 맞춰주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아르헨티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후 중국이 미국산 농산품 수입을 늘린다는 약속을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 중국 연료 탱크는 거의 다 찼고 올해 겨울은 이례적으로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은 장기 계약에 의한 물량 외에는 추가 천연가스 수입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남미 수확기가 다가오고 있어 미국산 대두를 수입할 시기도 지났다.
북아시아를 통틀어 천연가스 공급과잉과 유가 하락으로 LNG 가격 기준물이자 한국 및 일본에 공급되는 현물 가스거래가격을 나타내는 일본/한국 마커 가격이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이 단기물이나 현물 수입을 원한다 해도 호주나 말레이시아가 더 낫다. 미국 내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결정 기관인 헨리 허브(Henry Hub)가 발표하는 현물가격이 5년 만에 최고치 수준을 보이고 있는 반면, 이들 국가의 천연가스 가격은 이보다 낮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가격(흰색), 유가 환산 LNG 가격(파란색), 10% 관세가 붙은 미국산 LNG 가격(보라색) 비교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중국의 최근 무역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산 LNG에 10%의 보복 관세를 부과한 이후 지난 10월 중국의 미국산 LNG 수입량은 제로(0)를 기록했다. 또한 미국산 대두에 25%의 관세가 부과된 후 10월 미국산 대두 수입량은 전년비 95% 급감했다. 중국이 수입하는 미국산 대두는 브라질산으로 대체됐다.
미국산 대두 1월 인도분은 지난 3일(현지시간) 기준 중국에서 톤당 39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25%의 관세가 붙기 전의 가격인데 관세를 감안하면 브라질산의 407달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게다가 브라질산 공급량이 늘면서 브라질산 대두 가격의 미국산 대비 프리미엄이 점차 줄고 있다.
대두 가공 현장 [사진=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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