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독립성 보호 법안 필요할 수도"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연준 의장을 보호하는 법안이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 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상원의원과 민주당 크리스 쿤스(델라웨어) 상원의원은 FT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전격 해임된 제프 세션스의 절차를 밟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은 11.6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전격 경질됐다.
플레이크와 쿤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파월 의장에 대한 공세를 펼친 이후 연준의 독립성을 보호하는 법안을 떠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을 지명한 나의 선택에 조금도 만족하지 않는다"며 연준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론자로 목소리를 높여온 플레이크 의원은 짐바브웨를 언급하며, "(짐바브웨는) 대통령이 중앙은행을 좌지우지 할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보여주는 매우 심각한 케이스이다. 우리는 그러한 방향으로 가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쿤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션스 전 장관에게 했던 것처럼 파월 의장을 다룰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쿤스 의원은 "대통령은 세션스를 공격했고, 비판했으며, 모욕했다. 그런 다음 세션스를 강제로 내쫓았다. 이 같은 사건은 그(트럼프 대통령)가 제롬 파월에게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는 것을 강하게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쿤스 의원은 이어 "대통령이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이런 화법을 쓴다면 그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누구를 지목할 것이며, 이후 연준과 대통령의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지, 그리고 그 관계가 연준의 독립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플레이크와 쿤스 의원은 이미 연준에 대한 공격을 멈출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 서한을 백악관에 전달한 상태다. 두 의원은 서한을 통해 "연준의 기준 금리 결정을 거칠게 비판하는 당신(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우려스럽다"며 "연준의 신뢰성을 훼손하는 것은 미국의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미 역사상 연준 의장을 교체한 대통령은 여태껏 한 명도 없었다. 연방준비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근거에 의해서만(for cause)" 연준 의장을 해임할 수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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