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극장 '창작ing' 올해 마지막 시리즈
창무극의 선구자 공옥진의 삶을 젊은 예술가가 새롭게 해석
내달 6일부터 30일까지 정동극장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재)정동극장(극장장 손상원)의 '창작ing 시리즈' 마지막 공연이 시작된다.
'주름이 많은 소녀' 포스터 [사진=정동극장] |
정동극장은 2017년 '창작ing'를 처음 시작해 '적벽', '판'을 발굴·개발했으며, 올해 두 작품을 모두 레퍼토리화 하면서 모두 '2018 예그린 어워즈'에 노미네이트 및 수상(베스트 리바이벌 공연 '판')의 성과를 이뤄냈다. 올해 '판소리 오셀로', '오셀로와 이아고'에 이어 마지막 작품으로 류장현 안무·연출, 이자람 작창·음악감독의 '주름이 많은 소녀'를 선보인다.
"전통 예술이 어떻게 지금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어떤 유산을 남겼고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에 관한 질문에 '주름이 많은 소녀'는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작품이다. 국내 댄스씨어터의 선두주자 류자현과 전통, 연극, 뮤지컬, 인디음악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의 역량을 펼치는 이자람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 삶 속으로 깊숙히 들어왔던 광대 공옥진을 이야기한다.
공옥진(1931~2012)은 창무극의 선구자이며 동시에 일제강점기에서 6.25 전쟁, 민주화 운동 등 한국 현대사의 굴곡진 현장과 밀접하게 맞닿은 파란만장한 삶의 궤적을 지닌 사람이다. '주름이 많은 소녀'는 공옥진의 춤과 삶을 매개로 이 시대의 광대의 삶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류장현은 2007년 국립무용단 기획공연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 2007'에서 '보둠어 가세!'를 선보이며 공옥진 1인 창무극의 연출 형식을 연구 발표하고, 1인 창무극의 유래와 공옥진의 창무극 제작 계기와 맞닿아 있는 사회적 주제를 담은 창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그리고 2018년 다시 공옥진에 관한 작품을 올린다.
그는 "전통을 공부하며 그녀를 조명하게 된 것은 공옥진 작품에 등장하는 소재가 박제된 것이 아닌 당시 사회상을 반영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흥미를 갖게 됐다. 당시 무작정 전라도 영광으로 선생님을 찾아뵀다. 병석에 계셨으나 우리의 공연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주셨고, 당시 작품에 나오는 흥보가 한 대목을 즉흥으로 공연해주셨다. 그 자리에서 울고 웃으며 온몸으로 많은 것을 느꼈고 그것을 무대에 진실하게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대, 예인의 모습을 그 자리에서 느꼈고, 말로 하는 예술이 아닌 산교육 그 자체를 보고 왔다"고 소회를 전했다.
'주름이 많은 소녀'는 공옥진 춤을 단순히 재현하거나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다. 그의 유산을 기억하는 젊은 소리꾼이 세상을 경험하고 느낀 감각을 자신의 이야기로 다시 전달하는 마치 굿과 같은 놀이판이다. 소외됐으나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 인생의 어떤 순간, 모든 외롭고 쓸쓸한 것들을 해학으로, 슬픔으로 풀어낸 공옥진의 예술의 연대기를 젊은 광대들이 다시 새롭게 자신만의 표현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정동극장 '창작ing' 시리지의 마지막 '주름이 많은 소녀'는 오는 12월6일부터 30일까지 정동극장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