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닛산, 내년 4월 4800만 원에 판매 예정
일본서 기본탑재 안전기능 한국에선 제외시켜
[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일본에서 3년 여간 주재원으로 근무하다 최근 귀국한 A씨. 그는 일본에서 눈 여겨 보던 전기차 닛산 2세대 리프를 내년 초 국내에서 살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사전 계약 개시일인 지난 1일까지 기다렸다. 그러나 그 생각을 접기로 했다.
한국닛산이 지난 1일 공개한 가격은 일본에서보다 1300만 원 정도 비쌌던 것. 동급 전기차보다 주행거리는 짧지만 디자인과 사양이 충실해 리프를 고려했던 A씨. 일본보다 낮은 사양이 높은 가격에 팔린다는 것을 보고 다른 차를 선택하기로 했다.
A씨의 경우처럼 한국닛산이 전기차 리프의 중간 사양을 일본 고가 모델보다 비싸게 팔 예정이라는 소식이 리프 관련 인터넷 카페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심지어 일본에선 기본 탑재한 안전사양을 제외시켰다.
실제 한국닛산은 일본에서 3530만원에 판매하는 리프X(중간사양)를 내년 초 4800만원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소비자를 ‘호갱(호구 고객)' 으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세대 리프.[사진=한국닛산] |
5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닛산은 내년 4월 경 출시할 신형 리프 가격을 4800만 원 으로 판매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가격은 출시일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허성중 한국닛산 사장이 최고 가격으로 5000만 원을 제시한 만큼 4800만 원으로 판매하는 걸 업계에서는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앞서 허성중 사장은 지난 1일 대구 엑스코 리프 미디어 행사에서 리프 출시 가격에 대해 이 같이 밝힌 바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리프 가격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동급 모델의 가격 차이가 한국과 일본에서 너무 크다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 국내 출시하는 리프X는 일본에서 351만3240엔으로 책정, 한화 기준으로는 3530만원이다. 이를 국내로 들어올 경우 수입 통관세 200만원과 물류비 등 기타비용 100만원을 합쳐도 3900여 만 원을 형성하게 된다. 한국닛산 측이 국내에서 판매 예정인 4800만 원 보다 900만 원 싼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닛산 관계자는 "통관세와 물류비 외에도 딜러사 마진 등을 고려했을 때 가격은 일본보다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동급 사양이지만 일본에서는 기본 탑재하는 일부 기능은 아예 빠지기도 했다.
예를 들어 주행보조 사양인 ‘프로 파일럿’과 차선유지 지원시스템,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 등은 일본 리프X엔 기본 탑재했지만, 한국에는 없다. 이에 대해 한국닛산 관계자는 “사양을 더 추가할 경우 가격 부담이 매우 커져 제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안전 관련 기능들은 국내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2세대 리프는 닛산의 대표 전기차로 미국과 일본에는 이미 판매하고 있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231km다. 볼트EV(1회 충전 주행거리가 383km), 기아차 니로(385km)로 150㎞ 이상 짧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