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무역전쟁에 중국이 예상보다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 최근 경제 지표를 통해 세계 2위 경제국의 ‘민낯’을 확인한 투자자들은 3분기 5년래 최저 성장을 기록한 유럽 경제의 둔화와 맞물려 글로벌 경제가 동반 하강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항구 [사진=블룸버그] |
지난해 미국을 필두로 한 선진국부터 신흥국까지 일제히 확장 기조를 보였던 전세계 경제가 급격한 방향 전환을 이루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아직 최악의 상황을 통과하지 않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4분기 이후 미국 경제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까지 지구촌에 먹구름이 짙게 형성되는 모습이다.
지난 30일 유로존 성장률 지표에 이어 31일 중국 경제 지표를 확인한 투자자들은 향후 본격적인 경기 하강 리스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의 관세 충격에 중국이 예상보다 크게 흔들리자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10월 제조업신뢰지수가 50.2를 기록해 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상황은 내년 1월 미국이 2000억달러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올릴 경우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수출 지표의 세부 항목 가운데 하나인 신규 수출 수주 계약 지수가 10월 46.9로 하락, 5개월 연속 떨어진 것도 무역전쟁의 충격을 드러내는 단면이다.
비제조업 부문도 적신호를 내기는 마찬가지다. 10월 서비스업 지수가 53.9로 1포인트 급락, 향후 과격한 경기 하강 기류를 예고했다.
뿐만 아니라 서비스업 수출 주문이 47.8로 하락, 9월 확인됐던 지표 악화가 10월 더욱 두드러졌다.
ANZ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중국의 민간 경제가 헤드라인 지표에서 드러난 것보다 더욱 부실하다”며 “특히 제조업계는 이미 수축 국면으로 접어 들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경기 한파는 아시아 주요국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지난 9월 한국과 일본이 산업생산이 시장 예상치에 미달한 것이나 대만의 3분기 생산이 둔화된 것은 이를 반영하는 단면이다.
3분기 1.7% 성장하는 데 그친 유로존은 이탈리아의 정치권 리스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사퇴 발언에 따른 충격이 잠재 리스크로 자리잡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글로벌 경제의 본격적인 하강 기류를 점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을 필두로 한 경기 후퇴가 반전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노무라 글로벌 마켓 리서치의 팅 루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내년 봄 경기 하강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월 초 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나머지 중국 수입품에도 관세를 강행할 가능성을 예고했다. 여기에 중국의 보복이 가세할 경우 실물경기 한파가 지구촌을 강타할 것이라는 경고다.
TCW 그룹의 데이비드 루빈저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관세 시행에 앞서 미국과 중국 업체들이 거래를 앞당긴 데 따라 중국은 내년 초 ‘수출 절벽’을 맞을 것”이라며 “문제는 미국 경제마저 둔화되고 있어 중국의 충격을 상쇄할 대안이 없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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