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새 코스피 14.8% 하락,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
靑 국민청원 게시판, 증시 부양 대책 요구 쏟아져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주가 폭락에 따라 주식시장 부양대책을 세워달라는 청원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청와대는 31일 "아직 (청와대) 공식회의에서 이 문제가 거론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31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 |
청와대 전경 /김학선 기자 yooksa@ |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으로 코스닥은 19.4%로 내렸고, 코스피는 14.8%로 하락했다. 월간 기준으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이다.
주가 하락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과 미국 금리 인상 및 경기 침체 우려 등에 사우디 사태, 이탈리아 재정 문제 등 글로벌 성장을 저해하는 이슈가 혼재돼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이 외국인과 연기금의 매도를 부추겼고, 이는 투자 심리 악화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주가 폭락에 개미 투자자들의 청원도 잇따르고 있다. 이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하루에도 수백건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청원인들은 "이러다 다 죽는다"는 절절한 내용과 함께 청와대에서 대책을 세워줄 것을 요청했다.
![]() |
주식시장 폭락에 청와대 청원 게시판이 폭발했다. [사진=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쳐] |
◆ 靑 게시판에 올라온 절절한 청원들
최근 청와대 게시판에는 증시 부양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증시 부양대책위원회 결성하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자는 "공매도 폐지 및 정지·금지 안하면 오늘도 하락"이라며 "증시 부양 대책을 마련해달라. 주식투자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민의 목소리가 이렇게 크게 들리는데 왜 조용한가"라고 주장했다.
증시부양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표명이 국부유출을 막는다'는 제목의 청원도 "지금의 주식시장은 800만 투자자를 죽음의 경지로 내몰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초기의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믿고 많은 투자자들이 있는 돈 없는 돈까지 모아 코스닥에 투자했는데 정부의 안일한 대책으로 국부를 외국에 빼앗기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 좀 안정시켜주십시오'라는 청원자 역시 "주가 폭락으로 인해 지금 개미투자자들은 하루하루 죽기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정부에서는 아직은 패닉이 아니니 지켜보고 대책을 내놓겠다고 하지만 저는 지금 패닉이고 죽고 싶은 심정이다. 주식 시장 좀 안정시켜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다. '주가방어 세금으로 하지 말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자는 "주가 방어에 5000억원 세금을 투입한다는 기사를 보았다"며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리스크를 안고 투자한 주식의 하락을 방어하는 데 왜 우리가 낸 세금을 투입하나"라고 반박했다.
이 청원자는 "주식이 위험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투자한 사람들이고 또한 상승하면 이익은 자신들이 다 가져간다"며 "이제 더 이상 국가가 주식시장에 개입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