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관련 청와대 청원 하루에도 수백건, 절절한 토로
경제팀 전면쇄신, 공매도 중단, 증시 부양 등 다양한 요구
"개인의 이익 위해 투자한 주식 방어에 왜 세금 쓰나" 반박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주식시장 폭락에 청와대 청원 게시판이 그야말로 폭발했다.
코스피가 2000선도 지키지 못하는 폭락장이 계속되자 개미 투자자 등은 "이러다 다 죽는다" "살려주세요" 등의 내용을 담은 수백건의 청원을 쏟아냈다.
내용은 절절했다. 개미 투자자의 손실이 계속되면서 가정이 파탄되고 목숨을 끊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경제팀 전면 쇄신이나 공매도(주가 하락에서 생기는 차익금을 노리고 실물 없이 주식을 파는 행위) 금지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주식시장 폭락에 청와대 청원 게시판이 폭발했다. [사진=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쳐] |
'경제 부양을 할 수 있는 길은 있다'는 제목의 청원자는 "정책 실패한 관료는 당연히 책임을 묻고 물갈이를 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는 기업이 살 수 있게 만들고 다시 그 안에서 국민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주식시장 안정화 조치와 최종구 금융위원장 파면 요청'라는 제목의 청원자는 "경제부총리, 청와대 경제수석, 금융위원장, 금감원장 모두 교체해달라"며 "하루에도 외국인이 5000억을 매도하는데 대책이라는 것이 시장안정화 자금 5000억을 준비한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토로했다.
공매도 중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무능한 금융위는 현 경제위기가 왜 초래했는지 모르고 있다'는 제목의 청원자는 "모든 게 이러한 분위기를 이용한 작전세력들의 계략일 뿐"이라며 "현재 외국인이 매도하는 것의 절반 이상은 공매도다. 당장 공매도 중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악질 공매도!! 정말 우리나라 경제 상황은 좋지 않아서 떨어지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청원자 역시 "개인의 공매도 불가로 기관과 외인은 하락해도 돈 벌고 상승해도 돈 버는 미친 구조"라며 "리먼 사태 때도 이정도로 급속한 하락은 없었다. 한국 증권시장은 기관과 외인을 위한 증권시장인가"라고 항의했다.
증시 부양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증시 부양대책위원회 결성하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자는 "공매도 폐지 및 정지·금지 안하면 오늘도 하락"이라며 "증시 부양 대책을 마련해달라. 주식투자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민의 목소리가 이렇게 크게 들리는데 왜 조용한가"라고 말했다.
주식시장 폭락에 청와대 청원 게시판이 폭발했다. [사진=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쳐] |
'증시부양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표명이 국부유출을 막는다'는 제목의 청원도 "지금의 주식시장은 800만 투자자를 죽음의 경지로 내몰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초기의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믿고 많은 투자자들이 있는 돈 없는 돈까지 모아 코스닥에 투자했는데 정부의 안일한 대책으로 국부를 외국에 빼앗기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 좀 안정시켜주십시오'라는 청원자 역시 "주가 폭락으로 인해 지금 개미투자자들은 하루하루 죽기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정부에서는 아직은 패닉이 아니니 지켜보고 대책을 내놓겠다고 하지만 저는 지금 패닉이고 죽고 싶은 심정이다. 주식 시장 좀 안정시켜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다. '주가방어 세금으로 하지 말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자는 "주가 방어에 5000억원 세금을 투입한다는 기사를 보았다"며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리스크를 안고 투자한 주식의 하락을 방어하는 데 왜 우리가 낸 세금을 투입하나"라고 반박했다.
이 청원자는 "주식이 위험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투자한 사람들이고 또한 상승하면 이익은 자신들이 다 가져간다"며 "이제 더 이상 국가가 주식시장에 개입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