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남편 휴대전화요? 신혼 초에는 궁금해서 봤는데 지금은 아예 오픈돼 있죠. 그리고 특별히 궁금하지도 않아요. 뭐 있겠어요?(웃음)”
배우 염정아(46)가 신작 ‘완벽한 타인’으로 극장가를 찾았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는 완벽해 보이는 커플 모임에서 한정된 시간 동안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 문자, 카톡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를 담았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테이블에 앉아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게임을 하게 된 염정아를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에서 뉴스핌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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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처음 보는 스타일의 영화라서 끌렸어요. 또 워낙 (이재규) 감독님이 잘 찍는 분이라는 걸 알아서 책만큼 잘 찍을 거란 믿음이 있었죠. 게다가 나머지 배우들이 캐스팅되는 걸 보고 기대되기 시작했어요. 이 배우들이 그 역할들을 만났다고 하니 그 시너지가 엄청날 거라 봤죠. 그러면서 ‘아, 이건 나만 잘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웃음).”
극중 염정아가 연기한 인물은 바른 생활 표본 변호사 태수(유해진)의 남편이다. 수현은 무뚝뚝하고 가부장적인 남편 태수는 물론, 시어머니와 두 아이에 치여 사는 지친 주부다.
“이런 현실에 발 붙은 캐릭터를 너무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연기하는 즐거움도 컸죠. 제가 보기에 수현은 힘들게 살면서도 착해요. 남편이 차갑게 대해도 큰 문제만 일으키지 않으면 내가 감당하고 살겠다고 생각하죠. 그 와중에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하면 못들은 척하거나 시를 읊고, 또 여자들끼리만 있을 때는 아줌마 특유의 모습도 나오고요.”
염정아가 수현을 즐겁게 연기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공감’에 있다. 아무래도 배우이기 이전에 그 역시 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이기 때문에 이해의 폭이 컸다. 염정아는 지난 2006년 의사 허일 씨와 결혼해 슬하에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일하고 있지만, 저 역시 아내이자 엄마라서 공감이 훨씬 컸죠. 주부로서 저요? 남편 입장에서 들어봐야겠지만(웃음), 일단 남편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조언을 많이 수용하는 편이죠. 또 서로 싸울 일을 만들지 않으려고 조심해요. 10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고요. 육아에서도 최대한 제 빈자리를 만들지 않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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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주부’ 염정아에게도 탈출구가 있을까. 극중 수연은 스트레스 해소 차 SNS 문학반에 가입해 친구도 만들고 남다른 재능도 발견한다.
“일이요. 저는 일할 때가 제일 행복해요. 그것 말고는 특별히 흥미가 있거나 잘하는 게 없기도 하고요(웃음). 근데 올해는 정말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고, 좋은 감독님과 배우들과 함께해서 너무 재밌고 좋았죠. 하고 싶은 작품도 많았고 다 절실했어요. 게다가 이제 아이들이 크면 제 케어가 필요하지 않으니까 더 심심할 텐데 일을 열심히 하고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일이 정말 탈출구라면, 아마 그는 누구보다 행복한 겨울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11월 첫 방송 예정인 JTBC 금토드라마 ‘SKY캐슬’에 출연하고, 영화 ‘뺑반’과 ‘미성년’ 개봉도 앞두고 있다.
“안그래도 작품을 계속하면서 머리가 점점 짧아지고 있어요(웃음). 연달아서 하니까 아무리 다른 톤을 잡아서 연기해도 크게 변화를 못느끼실 듯하더라고요. 똑같은 사람이 하는 거니까. 그래서 외형적으로 변화를 준 거죠. 지금은 드라마 찍으면서 더 짧아졌고요. 이번에는 완전 차도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11월 첫 방송이니까 드라마도 많이 봐주시고 그전에 ‘완벽한 타인’도 많이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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