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삼성 합법 파견 결론 결정에 정 전 차관 등 개입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 검찰에 수사 촉구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정 전 차관 등 11명 檢고발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 와해 사건 관련, 고용노동부 등이 삼성 측의 노조와해 전략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검찰이 삼성노조와해에 대한 수사에 재시동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이 사건에 전직 경찰청 정보국 간부와 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 출신인 노사관계 전문가 송모씨가 연루돼 구속된 만큼, 정부가 삼성의 노조와해에 ‘해결사’ 노릇을 해준 게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김수현 부장검사)는 29일 오전 10시 정현옥 전 노동부 차관과 권혁태 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현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소환해 조사에 들어갔다.
정 전 차관은 9시30분께 검찰 청사에 출석 “근로감독 수정 지시한 게 맞냐”는 취재진 질문에 “제가 알고 있는 진실을 하늘도 알고 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차관 등은 노동부가 지난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의 수시 근로감독을 하면서, 직권을 남용해 일선 근로감독관의 감독 결과를 뒤집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노동부는 2013년 당시 삼성전자서비스 각 지역 센터 업무와 관련해 불법 파견 의혹이 제기되자, 노동부는 그해 6~7월 근로감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당시 고위 공무원들이 참석한 검토회의 뒤 근로감독을 한 차례 연장했다.
노동부는 그해 9월 정 전 차관 주재 회의에서 삼성전자서비스에 대해 불법 파견이 아닌 것으로 결론지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출범한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가 당시 노동부 조사의 적절성을 살펴본 결과, 정 전 차관 등 고위 공직자는 일선 근로감독관의 결론을 뒤집은 사실을 밝혀냈고, 지난 7월 검찰에 수사를 촉구했다. 불법 파견을 합법적 파견으로 결과를 뒤엎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김학선 기자 yooksa@ |
이로 인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는 삼성이 노조와해 등을 할 수 있는 역할을 정 전 차관 등이 하게 해줬다는 등 이유로 정 전 차관을 비롯한 노동부 전·현직 공무원 11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 수사에서 삼성전자서비스 파견이 불법인데도 합법으로 결과를 뒤집은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고위 공직자가 일반 공무원이 하는 직무에 대해 직권을 남용해 방해했다는 해석이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달 말 삼성노조와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범행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노조와해 전략을 수립했다고 결론냈다.
검찰 조사를 받은 삼성 임원들은 노조와해 전략을 수립하고 전략을 실행한 점에 대해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전사적인 역량이 동원된 조직범죄의 성격을 갖고 있고 장시간에 걸쳐 다수의 근로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불법행위에 직접가담한 주동자를 대거 기소해 엄정 대응을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목장균 전 노무담당 전무 등 32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삼성노조와해 재판은 내달 13일 첫 공판기일을 열며 본격화된다. 검찰은 삼성의 에버랜드 등 다른 계열사 수사를 통해 노조와해 수사를 계속 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노조와해 수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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