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E 시대에서 QT 시대로, 제로금리에 덩달아 오르던 위험자산 동반 하락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가 25일(현지시각) 강하게 반등했지만 전반적인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비관론에 오히려 무게가 실렸다.
미국과 신흥국 주식부터 정크본드, 원자재까지 상승 사이클이 일제히 꺾이기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주택 건설과 자동차를 포함해 금리에 민감한 섹터가 연이어 베어마켓에 진입한 가운데 위험자산 전반의 상관관계 상승이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날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S&P500 지수와 MSCI 미국 제외 전세계 지수의 상관관계가 지난 2월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 이후 처음으로 0.95까지 올랐다.
주가와 원자재 역시 강한 동조 현상을 연출하고 있다. S&P500 지수와 S&P GSCI 원자재 지수의 상관관계가 0.8%까지 뛴 것.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주택 건설 및 자동차 섹터가 1월 고점에 비해 30% 이상 하락, 베어마켓에 진입한 상황이다.
시장 금리에 민감한 두 개 업종의 가파른 하락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연초 이후 미국 국채 수익률의 가파른 상승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른 파장은 고스란히 원자재 시장으로 확산됐다. 구리와 니켈을 포함해 건설 부문과 연결고리가 강한 상품 가격의 하락이 두드러진 것.
양적완화(QE)에서 양적긴축(QT) 시대로 구조적인 기류 변화가 본격화되면서 위험자산의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피에라 캐피탈의 프랑수아 부르동 최고투자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의 패닉과 고통이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상승폭이 컸던 자산의 하락 리스크가 크다”고 설명했다.
상황은 그 밖에 위험자산도 마찬가지다. 뉴욕증시의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가 고점 대비 10% 이상 밀리며 조정 영역에 진입했고, 나스닥 지수 및 나스닥의 생명공학 섹터 역시 조정장에 들어섰다.
운송 섹터 역시 조정장에 진입, 주식시장의 추가 하락은 물론이고 거시경제의 하강 기류 가능성을 경고했다.
정크본드도 탄력을 잃었다.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정크본드가 1.21% 하락해 주식시장 급락에 상승 모멘텀을 보이는 일반적인 흐름과 상반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흥국 주식시장의 가파른 하락에도 저가 매수 세력의 유입이 포착되지 않는 상황도 위험자산 전반의 적신호와 같은 맥락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금리 상승 이외에 기업 이익이 정점을 찍었다는 진단과 주요국의 무역 마찰 및 관세 충격, 여기에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위험자산 하강 기류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펀드매니저들 사이에 위험자산의 비중을 축소하는 데 무게를 둔 포트폴리오 재편이 활발하다고 전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