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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한복 규정 필요" vs "개량한복 다양성도 존중해야" 충돌

기사입력 : 2018년10월25일 16:16

최종수정 : 2018년10월26일 11:31

종로구청 19일 '한복무료관람 가이드라인' 문화재청에 제출
정재숙 문화재청장, 국정감사에서 "한복 다양성 존중" 강조
한복진흥센터 "한복 분류 작업 우선돼야"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다양한 개량한복이 등장하면서 한복의 대중화도 중요하지만 전통 한복의 규정은 있어야한다는 주장과 한복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종로구청은 지난 19일 문화재청에 ‘한복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을 제출했다고 23일 뉴스핌에 밝혔다. 종로구청 개량한복 가이드라인 요청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 있는 문화재청은 종로구청의 ‘한복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이 지난 22일 접수됐으며 현재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최근 4대궁 주변에서는 전통 한복이 아닌 개량된 형태의 한복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반짝이 장식이 있거나 시스루 스타일, 폴리에스테르 소재 한복 등이 한복대여점에서 소비자들과 거래되고 있다. 무분별한 디자인 한복이 판을 치자 일각에서는 이 의상이 한국 한복인지, 중국 의복인지 알 수가 없다며 불만을 제기한다.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이 미소를 짓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이를 문제점으로 판단한 종로구는 지난달 11일 ‘우리 옷 제대로 입기’ 토론회를 열고 문화재청과 문화육관광부관계자와 한복대여업체 사장, 한복 전문가 등과 함께 의견을 나눴다. 김종영 종로구청장은 이날 행사에서 한복 착용자에 궁궐 무료 입장 허용과 관련해 “전통한복을 입은 사람에 한해서 할인 혜택 등을 주고, 고궁 품격에 맞는 무료 입장 가이드라인 개정을 문화재청에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제안은 수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국회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정재숙 문화재청장이 “문화재청은 (4대 궁궐 및 종묘에) 한복을 입고 오는 분들께 무료입장이라는 혜택을 드리는 것뿐”이라며 “(한복을) 안 입고 와도 좋고 다른 형식으로 들어와도 좋은데 종로구청과 협의는 못했지만 제 개인 생각으로는 한복의 다양성을 존중해 주자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한복 대여는 2013년 전주에 한복 대여업체 ‘한복남’ 매장이 설립되고 전주한옥마을에 한복 착용 문화가 형성되면서 시작됐다. 그해 문화재청도 4대궁궐과 종묘 등에 ‘한복 착용 무료입장’을 허용하면서 4대궁 주변에 한복대여점이 들어섰고, 한복을 차려입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최근에는 경주 황리단길, 대구 근대문화거리 일부와 경기도 용인의 민속촌과 수원의 화성행궁에도 한복 착용 문화가 조성됐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9월17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18 디자인클라우드 개막식에서 청년 디자이너 100명이 만든 디자인 한복을 입은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9.17 leehs@newspim.com

궁궐과 지역의 전통마을에서 한복 착용 시 무료 및 할인 혜택으로 한복의 이미지는 국내외적으로 상당히 좋아졌다. 한복진흥센터가 2017년 ‘한복문화산업 진흥계획 수립을 위한 현황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복 체험에 대한 만족도는 외국인이 다소 높은 경향을 보였다. 만족도 조사에서 5점 만점에 평균 4.58점, 긍정 응답 중 ‘매우 만족+만족’의 수준의 반응이 92.5%로 집계됐다. 외국인들은 또 한국의 문화 체험으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한복 체험을 거론하며 설문자 중 65.0%가 한복 체험에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일반 소비자들도 일반(전통)한복보다 퓨전(개량)한복을 더 선호하는 게 현실이다. 한복진흥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70%가 퓨전한복을 선호하고 16%만이 일반한복을 원했다. 한복대여업체의 70%는 “방문율이 가장 높은 소비자인 2·30대가 퓨전한복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외국인의 경우 일반한복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대여업체에서도 일반 한복을 우선적으로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선호도 조사에서는 미국·유럽 관광객 52%가 퓨전한복을 선호했고, 36%가 일반한복에 관심을 보였다. 중국 관광객도 62%가 퓨전한복을 원하고 27%만이 일반한복을 선호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광화문 앞 한복을 입고 사진 찍는 관광객들 2018.10.25 89hklee@newspim.com

한복진흥센터 역시 문화재청의 입장과 같다. 한복진흥센터 관계자는 “종로구청은 조선시대 한복을 기준으로 관람객의 궁궐 무료 입장을 허용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2014년 한복 무료입장을 시행했을 때, 당시 한복은 개량한복 형태의 저고리와 치마 차림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2015~16년 한복 대여 붐이 불었고, 한복의 대중화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통한복의 규정을 정하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한복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왔기 때문이다. 대신, 한복의 종류를 분류하는 과정은 필요하다는 게 한복진흥센터의 입장이다.

센터 측은 “전통한복의 규정을 두기보다 생활한복, 개량한복, 패션한복, 드레스한복 등 분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향후 한복 관계자들과 오랜 시간을 두고 한복의 규정과 분류 작업에 대해 고민하고 논의하는 자리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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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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