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의 핵미사일을 들여온 유럽 국가들은 반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회담을 가진 뒤 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의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폐기 계획에 관해 논의하고 싶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양국 정상의 만남은 내달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예정돼 있다.
전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푸틴 대통령과 회담에서 러시아와 일부 유럽 국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INF 폐기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INF는 1987년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맺은 것으로, 냉전 시대를 종식한 조약으로 평가된다. 미국과 러시아 양국이 사거리 500~5500㎞의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을 생산·실험·배치할 수 없도록 했다.
러시아는 양국의 유럽에 있는 지상 기반 단·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제거토록 한 이 조약을 트럼프 대통령이 파기하겠다고 한 것은 위험한 결정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 조약을 위반해 폐기하겠다고 밝혔으나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미국이 어겼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INF 조약을 파기하면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신속히 행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그런 행동을 취할 경우 주요 질문은 중거리 미사일로 미국이 무엇을 할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유럽으로 그것들을 인도한다면, 당연히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반응"이라며 "유럽 국가들이 그것들을 들여오는 데 합의하는 경우까지 간다면, 그들은 자신의 영토를 반격 가능성의 위험에 빠뜨렸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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