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협회, 주세법 개정 '오해와 진실' 발표
"소주는 수입산 없기 때문에 종가세 타격 없어"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 한국수제맥주협회가 내년부터 맥주에 종량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조기 적용을 촉구했다. 정부가 오는 2020년까지 전체 주종에 대해 종량세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국내 맥주 산업은 존폐 위기에 놓인 상황으로 적용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한국수제맥주협회는 24일 입장문을 내고 "소주의 경우 수입산이 없어 종가세 하에서도 타격을 입지 않지만 맥주는 역차별적인 세금 체계로 수입맥주보다 국산 맥주의 세금이 약 2배 많다"면서 "가격 경쟁력을 찾지 못해 존폐 위기에 놓인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량세 전환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올바른 진실을 알려 국내 맥주 산업 선진화를 이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한국수제맥주협회가 발표한 '맥주 주세법 개정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다.
소규모 양조장의 수제맥주 [출처: 블룸버그통신] |
▲종량세 전환은 소주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아니다. 소주는 수입산 없어 종가세 하에서도 타격 없어 종량세 적용이 불필요.
수입맥주가 2012년 이후 단 6년 만에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이 4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수입맥주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함에 따라 국산 맥주와 수제맥주사들의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이처럼 수입맥주사가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기울어진 운동장’인 현행 종가세에 있다.
종가세 하에서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의 세금 차이는 약 2배에 달한다. 이 같은 비합리적인 구조로 인해 국내 대기업 맥주회사들은 수입맥주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수입사처럼 기능하고 있다. 수입맥주업체들과 가장 치열하게 경쟁해야 할 국내 맥주업계가 최대 수입업자 역할을 하는 것.
한국 주세법의 토대가 된 일본은 이미 1989년에 종량세를 채택해 적극적인 주세법 개정으로 시장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은 맥주와 기타주류의 세금 격차를 줄여 조세 부담의 형평성을 맞췄다. 또 맥주와 일본주를 감세하고 와인과 발포주 등은 증세하는 방식으로 맥주의 주세가 높다는 업계의 입장을 반영한 주세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년이 넘도록 종량세로의 개정이 정부에서 표류하고 있는 상태다.
▲종량세로 바뀌면 생맥주 가격이 올라 서민경제에 타격을 준다?
-아니다. 서민들이 주로 마시는 병, 캔 맥주는 큰 폭으로 할인해 생맥주 가격 상승폭은 미미하다.
맥주 시장에서 생맥주가 차지하는 비율은 단 9%다. 나머지 91% 소비자가 즐기는 병맥주와 캔 맥주는 종량세 전환 시 최대 30%의 가격 하락이 가능하다. 이는 편의점 수제맥주 500ml 캔 기준 1000원 이상의 금액에 해당한다.
또 외식산업에서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대비 원가율은 35%이며, 종량세로 변경되어도 생맥주의 원가율은 27.5% 정도로 추정된다. 따라서 타 메뉴 대비 원가율은 여전히 낮아 마진율이 높기 때문에 소비자가 변동이 없거나 있어도 변동 폭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량세로 전환되면 수입맥주 만원에 4캔 프로모션이 사라진다?
-아니다. 수입맥주 프로모션은 유지되고, 품질 좋은 수제맥주도 1만원에 4캔을 즐길 수 있다.
수입맥주 1만원에 4캔이 사라진다는 루머와 달리, 종량세로 전환되면 수입맥주 프로모션은 유지된다. 게다가 신선하고 다양한 국산 수제맥주까지 4캔 1만원으로 즐길 수 있다. 종량세 전환 시 500mL 한 캔에 4~5000원 정도 하는 소매점 수제맥주의 가격이 30%가량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동안 불합리한 세금 구조로 시장에 진입하지 못했던 다수의 질 좋은 국산 수제맥주들이 소매 채널에 신규 입점하게 된다. 수입 원가를 낮게 책정해 세금을 조금 내던 질 낮은 저가 수입맥주는 퇴출돼 고급 맥주 4캔 1만원 시대로 맥주 시장이 재편될 것.
▲현재의 종가세 제도가 계속되면 청년들이 일자리를 잃는다?
-그렇다. 올해만 5000여개 일자리가 국산 맥주업계에서 사라졌다. 청년 고용률 77.5% 수제맥주업체들이 사라지고 있다.
수입 맥주사들로 인해 국내 맥주산업 기반 자체가 붕괴되고 있다. 국산 맥주가 수입맥주에 시장 점유율 20% 가량을 뺏기며, 올해만 5000여개 일자리가 없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수제맥주 관련 업체의 폐업과 일자리 상실이 계속된다면 가까운 시일 내 생산 기반 자체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수제맥주업계 청년 채용 비율은 77.5%의 수준이다. 종량세로 전환된다면 4년 이내 업체 수 350개, 고용 인력 4만7000여명 달성이 가능하다.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