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지난주 미국 증시의 폭락을 초래한 미 국채 수익률에 시장의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여전히 세계증시를 흔들 가장 강력한 와일드카드는 중국 경제성장 둔화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주 미 증시 폭락은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2%로 치솟은 것이 주요 원인이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미국과 중국 경제성장세 둔화 전망도 무시 못 할 원인으로 작용했다.
IMF는 내년 미국과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의 2.9% 및 6.6%에서 2.5% 및 6.2%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류 창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중국 전문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에 중국 성장세가 IMF 전망보다 훨씬 둔화될 수 있다며, “공식 GDP 데이터를 믿을 수 없다. 올해 GDP 성장률은 6.7%가 아닌 5.5% 수준이 될 것이며 내년에는 더욱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은 금리인하와 지출확대 등 여러 가지 경기부양 수단을 활용할 여지가 아직 남아 있지만, 경제성장세가 예상보다 급격히 둔화되고 위안화 절하가 계속되면 글로벌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중국 경착륙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2016년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6년 1월 당시 중국 경제성장세 둔화 우려에 미국 S&P500 지수는 10.5% 빠지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첫 조정을 겪었다. 당시 중국 GDP 성장률은 오랫동안 유지해 온 7%대 밑으로 하락했다.
과거 사례로 볼 때 중국발 악재는 중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22% 가량, 아이셰어즈 차이나 라지캡 상장지수펀드(FXI)는 13.3% 하락했다. 이에 따라 다른 신흥 시장도 동반 하락했다. 아이셰어즈 MSCI 한국 상장지수펀드는 17.44%, 아이셰어즈 MSCI 홍콩 상장지수펀드는 13.4%, 아이셰어즈 MSCI 대만 상장지수펀드는 6.8% 각각 빠졌다. 아이셰어즈 MSCI 신흥시장 상장지수펀드는 14.6% 하락했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가 글로벌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가장 주요한 이유는 중국 경제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세계 2위인 중국 경제가 성장 모멘텀을 잃으면 세계 경제도 덩달아 위축된다.
또한 중국 소비자들은 전 세계에서 사치품을 대량 사들이고 있으며, 중국은 세계에서 손 꼽히는 석유 및 여타 원자재 소비국이다. 한국, 대만, 독일 등은 중국과의 무역 규모가 매우 크다. 유럽연합(EU)은 중국의 최대 무역파트너다. 중국 수요가 감소하면 세계경제에 파장이 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또한 성장둔화는 막대한 부채라는 위험한 뇌관을 건드릴 수 있다. 중국은 경기침체 이후 인프라스트럭처에 수조달러를 투자해, GDP 대비 부채가 비율이 260%로 불어났다.
게다가 2020년에 이르면 부실채권 규모가 4760억달러(약 540조원)로 사상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회사채 부도 건수가 증가하면 20조달러(약 2만2690조원)에 달하는 그림자 금융이 통제 불가능한 상태가 돼, 대대적인 자본 유출이 촉발될 수 있다.
위안화 절하도 큰 위험 요인이다. 올해 들어 미달러 대비 9% 가량 하락한 위안화가 한층 절하되면 시장 패닉이 발생할 수 있다.
류 창 이코노미스트는 미달러당 위안화가 7.3위안까지 절하될 수 있지만 이보다 더 내려가면 문제라며,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무기로 삼고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면 자본 엑소더스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위안화 [사진= 로이터 뉴스핌] |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