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지배구조 관심"... 회장·행장 선임 표 행사 시사
"지주회사체제 목적은 은행 중심 탈피, M&A에는 분리가 맞아"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정부가 우리은행 지분 18.4%를 가진 최대주주로 (우리금융지주)지배구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회장, 행장 분리 관련) 우리가 의사표시를 어떻게 할지 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할지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금융당국의 우리은행 경영 ‘불간섭’ 태도와 거리가 있는 것으로, 금융권은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후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고 회장/행장추천위원회에서 1표를 행사하기를 원한다”고 해석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우리은행 지배구조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kilroy023@newspim.com |
최 위원장이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우리금융지주 지배구조 관심의 이유는 “지분가치 상승”이다. 11월이면 인가를 내줄 우리금융지주의 지배구조가 회장과 행장 겸임과 분리 중에 어떤 방식이 지분가치 제고를 유도할 것이냐는 의미이다.
금융당국 내 인식은 지분가치 제고를 위해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는데, 회장과 은행장 겸임체제는 은행 중심의 전략 탓에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금융당국 모 관계자는 16일 “금융지주회사법 도입 취지는 은행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이종 금융업 간 시너지 확대를 꾀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에서도 우리금융지주의 지분가치 제고의 배경은 증권, 보험사 인수합병(M&A)으로 우리은행 외의 사업다각화와 규모의 경제 실현에 대한 기대감으로 본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법상 자회사 출자한도는 자기자본의 20%에 불과하지만 금융지주는 130%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출자여력이 6조7000억원(6월말 기준)까지 증가한다"면서 "M&A를 통한 추가 수익원 확보 및 다각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지주의 회장과 행장을 별도로 선임할 것이란 관측이다. 우리은행의 사외이사들은 지난 2일과 8일 두 차례 간담회에서도 지배구조 등에 대해 의견만 나눴을 뿐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예금보험공사가 선임한 비상임 사외이사가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정부의 생각을 듣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우리은행 출신 고위 임원은 “사외이사들이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후 회장/행장 분리 문제를 결정키로 한 것이고, 정부가 지주회사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면 이를 따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우리은행과 인연이 없거나 비금융 전문가가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유발해 지분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치성향 높은 비전문가 선임 등의 지배구조 리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시장의 우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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