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여러 차례 인상 시사...고용·물가 우호적
성장률 전망 하향...소비 투자 둔화 우려
[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오는 1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어느 때보다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 안정 차원에서 금리 인상을 여러 차례 시사했다. 올해 두 차례 남은 금통위 중 언제 인상이 단행될 것인지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8월 금통위 이후 오랜 기간 저금리 기조로 인해 금융 불균형이 누증되고 있다며 금리 인상을 네 차례나 시사했다. 특히 지난 5일 한은 기자단 워크숍에서 그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물가목표 수준에 점차 근접해나간다는 판단이 선다면 금융안정도 비중 있게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10월 성장률 전망치를 다소 낮추더라도 금리 인상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
미국이 올해 들어 세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오는 12월 추가 한차례, 내년 세 차례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한미 금리 격차는 75bp(1bp=0.01%포인트)로 2007년 7월 이후 11년 만에 최대다. 미국이 예정대로 금리를 인상하는 반면 우리는 올리지 않는다면 금리 역전 폭은 150bp이상으로 벌어질 수 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는 점과 대외건전성이 우수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금리 역전에 따른 대외금리 차가 크지 않다는 것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 자금 유출이 가시화되며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9월 외국인 국내 증권 투자자금은 14억1000만달러 순 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14억달러) 이후 5개월 만에 순유출로 돌아선 것. 규모도 지난해 12월(-24억9000만달러) 이후 가장 크다. 또한, 지난 12일까지 최근 7거래일간 코스피 시장에서만 외인 자금 2조556억원이 유출됐다.
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자본 유출 가능성 이외에도 저금리로 인한 가계 부채 증가세와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 급등은 금리 인상 필요성에 무게를 더한다.
그러나 현 경제 상황은 금리 인상에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2일 '10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올해 내내 유지했던 '회복세' 문구를 삭제했다. 투자·고용 위축과 미중 무역갈등 심화,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 9월 고용·물가, 금리 인상 명분 충족 '10월 인상' vs 이번달 인상 시그널 강화 이후 '11월 인상'
김상훈 KB증권 수석연구원은 "성장률을 2.8%로 낮추더라도 잠재수준에는 부합하고 물가도 한은 목표치 2%에 가깝게 나왔다"며 "이러한 여건 가운데 금융안정을 근거로 인상 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위원도 "전체적으로 한은이 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얘기를 하고 있다. 멍석을 깔아줬고 펀더멘탈 측면은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초과 유동성을 통제하기 위한 금리 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총재 의지가 가장 중요한거 같다. 총재가 계속해서 금융불안정성 누증 해소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며 "9월 물가(1.9%)도 서프라이즈가 났고 고용지표도 시장에서 마이너스 우려했는데 플러스가 나온 상황에서 경기 여건 받쳐줄 때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시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 역시 "11월에 무게중심을 뒀었는데 금융 안정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주열 총재 발언, 9월 고용지표, 가계 부채 부담 등 최근 상황을 고려해보면 11월 보단 이달 금리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통화정책의 중립성 논란, 대외 불확실성 확인 등으로 10월 보다는 11월에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견해도 다수 존재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9.13 부동산 대책 발표를 기점으로 정부와 정치권의 금리 인상 압박이 크게 부각되고 있으며, 금통위 의사록 확인 결과 총재의 결심에 따라 금리 인상이 가능한 구도에 도달했다"면서도 " 9월 물가상승률과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10월 인상도 가능해 보이나 성장률 하향 조정과 대내외 불확실성 확인 심리, 통화정책 중립성 논란 등으로 시기적인 측면에서는 11월이 보다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허정인 NH선물 연구원도 "9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 9월 고용지표 예상 대비 호조 등 10월 기준금리 인상의 명분이 갖춰져가고 있으나, 경기 하락기에 금리인상은 소비와 투자를 경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의 신중한 스탠스가 강화될 것"이라며 "금융안정을 위한 금리인상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으나 금리인상의 부작용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이번달 소수의견 확대를 통해 명확한 인상 의사를 내비친 후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