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글로벌경제

속보

더보기

중국은 제2의 일본이 될 것인가 <전병서 교수 칼럼>

기사입력 : 2018년10월12일 09:27

최종수정 : 2018년10월12일 09:27

“100년 강국 미국”과 “100년의 꿈 중국”의 충돌
중·미 무역전쟁, 한국은 기회요인 적극 활용해야

[편집자] 이 기사는 10월 11일 오후 4시17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세계의 패권국 미국은 G2 국가를 다루는 룰(rule)이 있다. 1945년 이후 미국은 G2의 경제 규모가 미국 GDP의 40%를 넘어서면 반드시 손을 봤다. 최근 100년을 돌아보면 소련, 일본이 여기에 당했고, 이번에는 중국 차례다. 미국은 G2 국가의 굴기를 결코 좌시하지 않는다.

냉전 시대 미국을 위협했던 소련의 GDP가 미국 GDP의 40%를 넘어서자 해체 작업을 통해 소련을 분열시켜 무력화했다. 소련에 이어 세계의 G2로 등장한 일본이 1985년 미국 GDP의 32%를 넘어서 45%를 돌파할 즈음에 플라자 합의를 통해 일본을 좌초시켰다.

2010년 일본을 제치고 중국이 G2로 부상했다. 오바마 1기 정부 첫해인 2009년 중국은 미국 GDP의 36%에 달했고 2010년에 41%를 돌파했지만, 미국은 중국에 대해 손을 쓰지 못했다. 그런데 2018년 중국 GDP가 미국 GDP의 69%를 돌파한 시점에서 트럼프 집권 2년 차에 무역전쟁을 시작으로 중국 손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 미·중의 33년 만의 전쟁, 33년의 전쟁

100년 제국 미국은 “새로운 100년의 패권”을 꿈꾸고, G2 중국은 “두 개의 100년의 꿈”을 꾼다. 중국은 1921년 공산당을 창당하면서, 1949년 사회주의 신중국을 건설하면서 두 개의 100년 대계(两个百年目标)를 세웠다. 창당 100주년인 2021년에 중진국에 도달하고, 건국 100주년인 2049년(2050년)에 세계 유일 슈퍼강국으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지금 미·중의 무역전쟁은 “100년 강대국 미국”과 “중국 100년의 꿈”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미·중 무역전쟁은 길고 오래갈 패권전쟁이다. 미국엔 1985년 플라자 합의로 일본을 좌초시킨 이후 33년(1985~2018년) 만에 맞이하는 새로운 전쟁의 시작이다. 중국엔 지금부터 2050년까지 지속될 33년(2017~2050년)간의 긴 전쟁의 시작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예측에 따르면 2018년 중국 GDP는 미국 GDP 대비 69%, 5년 후인 2023년에는 88%에 도달할 전망이다. 지금과 같은 경제성장 구도가 지속된다면 2030~2035년 사이에 중국 GDP는 미국 GDP를 넘어서게 된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역사상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강자를 만날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미국은 100년 강대국이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 하물며 100년의 구력이 하루아침에 어떻게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미국이 2인자를 깨는 건 이번이 처음도 아닌 세 번째다. 미국은 중국의 ‘30년 전략’ 정도는 미국의 ‘100년 전략’으로 깨부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중국은 일어서지 않으면 당할 판이고, 미국은 중국을 주저앉히지 못하면 당할 판이다. 중국은 이 길로 가야 살고, 미국은 중국이 가지 못하게 막아야 산다.

◆ 미국이 일본을 죽인 것은 무역전쟁 아닌 환율전쟁

미국의 대중국 통상을 담당하는 핵심 3인방과 과거 미국의 일본 제재 과정을 보면 그 스토리가 매우 유사하다. 미국의 무역 제재가 과거 일본처럼 효과를 낼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작다. 이유는 2017년의 중국과 1985년의 일본 상황이 9가지 측면에서 다르기 때문이다.

1985년 일본의 대미 수출의존도는 37%였고, 대미 무역흑자는 전체 무역흑자의 86%를 차지했다. 2017년 중국의 대미 수출의존도는 19%이고, 대미 무역흑자는 전체 무역흑자의 66% 선이다.

일본은 1985년 1인당 소득 1만 달러대의 1억3000만 인구를 가진 시장이었지만, 중국은 2018년에 1인당 소득 1만 달러대의 13억8000만 인구를 가진 시장이다. 과거 1985년 일본의 10배가 넘는 시장이자 공장인 셈이다. 중국 공산품 대미 수출의 75%는 임가공으로 중국은 미국의 공장이자 시장이다. 양국 경제의 상호의존성이 높아져 있다.

과거 일본에 대한 무역 제재가 1985년부터 시작됐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플라자 합의 이후에도 미국의 무역적자는 더 확대됐다.

미국이 일본을 좌초시킨 것은 ‘무역의 창(槍)’이 아니라 ‘환율의 창(槍)’이었다. 미국은 10년에 걸쳐 일본 엔화를 무려 69% 절상시켰다. 이를 통해 10년 동안 일본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그 결과 1995년 미국 GDP의 71%까지 달했던 일본 경제는 2017년에는 25% 수준으로 추락했다. 미국은 일본을 30여 년에 걸쳐 무력화했다.

환율전쟁에서 중국이 일본과 다른 점은 3가지다. 일본은 미국의 동맹이지만 실질적으로 미국의 핵우산 보호를 받는 국방 및 외교 분야의 종속적 관계였다. 때문에 미국의 환율 절상 요구를 거절할 능력이 없었다. 또한 일본은 핵무기 보유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때문에 프랑스, 서독, 일본, 미국, 영국 5개국의 플라자 합의를 통한 환율 절상이 가능했다. 중국을 겨냥한 ‘제2의 플라자 합의’를 이끌어 내려면 유럽 국가의 합의와 중국의 동의가 필요한데, 유럽연합(EU)의 맹주 독일과 프랑스는 EU 출범 이래 미국과 계속 부딪치고 있다.

핵보유국인 중국은 미국에 국방 측면에서 빚진 것이 없다. 또한 환율 자체도 표면상으로는 관리변동환율제이지만 실제로는 ‘전일종가+복수통화바스켓 가중치+경기 대응요인’의 3가지를 통해 환율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중국 정부는 가중치 조절과 경기 대응요인을 통해 환율을 조정할 수 있다.

◆ 한국, 미·중 무역전쟁에서 어부지리의 묘수 찾아야

한국 내에는 미국 무역보복으로 인한 중국 경제 위기론이 넘친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 위기론은 과장된 부분이 많다. 과도한 부채를 가진 기업 부도가 은행 부실로 이어져 금융위기가 올 것이라는 예측이지만, 은행 대출의 60% 이상은 국유대기업이 빌려간 것이고 중국의 은행은 대부분 국유은행이다. 기업이든 은행이든 모두 국유이기 때문에 국가가 공적 자금을 넣어 부도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서방 시스템과 다르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에 불과하다. 이미 중국은 재정 지출과 감세 조치를 통해 수출감소분에 대응하는 대략 3.3%의 GDP 증대 조치를 취했다. 중국의 위안화 절하에 대해 자금 유출을 우려하지만, 이는 미국의 2000억 달러 규모 수출품에 대한 10% 보복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중국은 3월 이래 6.3이었던 위안화 환율을 9% 가까이 절하했고, 관세환급률을 1~5% 올려 10% 보복관세 효과를 상쇄시켰다.

길고 오래갈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한국은 피해자라고 징징거릴 때가 아니다. 어부지리의 기회를 노려야 한다. 2018년 들어 중국 경제위기설에도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월 기준 단 한 달도 감소한 적이 없다.
한국의 기회는 네 가지다. 첫째,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 기회가 생겼다. 중국은 무역전쟁으로 인한 성장률 하락을 보완하려고 2조5000억 위안, 425조 원 규모의 정부지출을 통해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의 철강, 화학, 기계 등 전통 산업에 기회가 왔다.

둘째, ‘기술도둑’ 중국이 미국의 제재로 4차 혁명 기술 파트너를 찾고 있다. 트럼프 덕분에 한국 기술이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중국제조 2025’와 4차 혁명 기술에서 한국이 중국의 중요한 기술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셋째, 중국이 내수 확대에 올인한다. 11월 역대 최대의 수입박람회를 개최해 수입시장으로서 중국의 면모를 과시한다. 개인소득세 면세점 확대와 증치세 인하 등 세금 감면을 통해 가처분소득을 늘리고 있다.
1인당 소득 1만 달러대에 달한 중국의 소비가 폭발하고 있다. 전 세계 럭셔리 명품 매출의 32%를 책임질 정도로 브랜드 제품의 구매력은 세계 1위다. 한국으로서는 1인당 소득 4000~8000달러대에서 쓰는 중저가 제품이 아니라 소득 1만 달러대 이상에서 수요가 늘어나는 중고가 브랜드 제품으로 중국을 공략하면 기회가 있다.

넷째, 미국의 압력으로 중국이 금융시장을 빠른 속도로 개방하고 있다. 한국 제조업의 중국 퇴출을 걱정할 게 아니라 한국 기업을 뒤통수친 잘나가는 중국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100일 승부] 뉴욕증시 '경고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금리와 주가가 함께 요동치는 상황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집권 2년 차였던 2018년을 상기시킨다. 당시 뉴욕증시의 가격 부담은 높아져 있었다. 미국의 강한 경제가 되레 금리 우려를 부추겨 증시를 압박하던 차에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가세했다. 결국 그해 가을 S&P500 지수는 20%나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사진
"엔비디아 주요 고객, 블랙웰 주문 연기"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들이 최신 인공지능(AI) 칩인 '블랙웰(Blackwell)'의 주문을 연기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닷컴의 클라우드 부문, 알파벳의 구글, 메타플랫폼스 등 소위 하이퍼 스케일러 기업들은 엔비디아 블랙웰 GB200 랙의 일부 주문을 줄였다. 하이퍼 스케일러는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및 데이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인포메이션은 이들 기업이 100억 달러어치의 블랙웰 랙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블랙웰 [사진=블룸버그] 이들 기업이 블랙웰 주문을 연기하는 것은 출고 초기 발견된 과열과 작은 결함 때문으로 알려졌다. 인포메이션은 일부 고객사들이 차후 버전을 기다리거나 엔비디아의 기존 AI 칩 구매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시설에 최소 5만 개의 블랙웰 칩을 탑재한 AI 가속기 GB200을 설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주문 지연이 발생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요 협력사인 오픈AI는 엔비디아의 기존 세대 칩인 '후퍼(Hooper)'를 탑재한 가속기를 제공해줄 것을 요구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향후 실적과 관련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제품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1월 4분기 블랙웰 매출이 기존 목표치를 초과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엔비디아의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 오전 10시 54분 엔비디아는 전장보다 2.69% 내린 132.25달러를 가리켰다. mj72284@newspim.com 2025-01-14 00: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