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3분기 어닝 시즌의 주가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는 기업 이익이 아니라 금리라는 주장이 나왔다.
금리 상승이 주가 밸류에이션에 대한 설득력을 깎아내려 증시 전반에 하락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얘기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블룸버그] |
가뜩이나 S&P500 기업의 이익 전망치가 월가 애널리스트의 예상치보다 2년래 최대 폭으로 하회, 이른바 ‘어닝 피크’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국채 수익률 상승이 결정타를 가할 수 있어 주목된다.
10일(현지시각) 장 초반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bp(1bp=0.01%포인트) 가량 뛰며 3.242%에 거래됐다.
전날 3.25%를 뚫고 오르며 뉴욕증시를 긴장시켰던 수익률이 고점을 높이며 실적 시즌 주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에 해당하는 미국 국채 수익률이 오를 경우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역사적 고점까지 오른 주가 밸류에이션의 정당성을 떨어뜨린다.
경제 펀더멘털과 금리 사이에서 한판 힘겨루기가 벌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 이익 전망이 꺾이는 상황과 맞물려 금리 상승에 따른 충격이 주식시장을 끌어내릴 것이라는 경고다.
데이터트렉의 니콜라스 콜라스 공동 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4분기 주식시장이 기로를 맞을 것”이라며 “금리가 주가를 압박하는 가운데 경제 펀더멘털이 얼마나 버팀목을 제공하는가에 따라 주가 향방이 엇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S&P500 지수의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률(PER)은 16.7배로, 5년 및 10년 평균치를 훌쩍 웃도는 상황이다.
이달 들어 IT 섹터가 3%에 이르는 하락을 기록, 뉴욕증시의 최고치 랠리를 주도했던 것과 크게 상반되는 모습을 연출한 것은 국채 수익률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는 진단이다.
골드만 삭스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금리 상승의 간접적인 충격을 예고했다.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이 하락 압박에 시달릴 것이라는 얘기다.
이 밖에 모간 스탠리를 포함한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IB)은 금리 상황을 근간으로 한 포트폴리오 재편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자본 비융에 대한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여지가 높고, 이익 증가 및 자사주 매입에 기댄 주가 상승 모멘텀이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는 3분기 S&P500 기업의 이익이 19% 늘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성장률인 25%에서 크게 후퇴한 수치다.
이보다 투자자들을 긴장시키는 것은 기업 이익 전망이 월가의 예상치를 2년래 최대폭으로 하회하고 있다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조사 결과다.
금융위기 이후 9년 이상 이어진 장기 강세장이 정점을 맞을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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