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과기정통부 국감, 자정 넘기며 '열공 의원들' 돋보여
혁신본부장 '애매한 답변' 국감 막판 도마에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아, 시원하다..." 11일 0시17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이 열린 정부과천청사의 5동 과기정통부 5층 회의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노웅래 과방위원장은 전날 10시 개회한 국감이 자정을 넘겨 '마침내' 끝나자 이 말부터 끝냈다.
노 위원장은 의원들의 질의가 계속되자 의원들과 피감기관인 과기정통부의 양해를 얻어 자정을 넘겨 회의를 속개했고, 변재일 민주당 의원과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 등에 이어 마지막 최연혜 한국당 의원까지 2분씩의 '자정 넘긴' 질의가 이어졌다.
노 위원장은 이날 마지막까지 "더 질문이 있는 의원이 있느냐"며 확인하는 등 세심한 운영이 돋보였다.
과방위 소속 의원들도 전날 오후 10시를 넘기고는 주로 과학기술 분야에 집중하면서 예리한 질의로 국감장을 달궜다.
하지만, 이날 피감기관장인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뒤에 앉은 공무원들 가운데 1명은 밖으로 드러나게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따분한 듯한 모습을 보여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이 문제의 '국감장 껌 씹는' 공무원은 국감 질의장을 중계한 TV 모니터상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났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10일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8.10.10. [사진=성상우 기자] |
또 과기정통부의 일부 고위직 공무원들이 애매하고 오락가락하는 듯한 답변을 하는 등 '불성실한'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도 의원들로부터 나왔다.
특히 차관급인 임대식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불명확한 답변으로 국감 막판 집중 도마위에 올랐다.
임 본부장은 윤상직 의원이 "정부 국가 연구개발(R&D)사업 예산이 20조원을 넘겨 늘어났다고 하지만 인건비를 포함한 관리비가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R&D 예산이 오히려 줄었고, 과기정통부 산하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통폐합 등으로 R&D 혁신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의에 "동의한다"고 출연연 통폐합 추진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임 본부장은 이후 최연혜 의원이 "정말 윤상직 의원 질의 때 답변한 것처럼 출연연을 통폐합을 할 것이냐"고 묻자 "그렇게 답변한 적이 없다"고 말하자 최 의원과 윤 의원의 '답변 태도'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첫 질문 당사자인 윤 의원은 "실실 웃으면서 그렇게 말장난하듯이 답변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임 본부장을 강하게 쏘아붙였다.
이에 유 장관이 나서 "일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윤 의원은 "속기록을 확인하겠다"며 한동안 분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이진규 1차관도 민주당 간사인 김성수 의원의 "우주발사체를 한번 쏘는 것에서 넘어서 구체적인 우주발사체 개발 방향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의에 "워낙 어려운 기술이라 기술개발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해 '2% 부족'한 답변이 아니냐는 평가가 일각에서 제기됐다.
실제로 김 의원의 질의는 최근 발간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기술동향브리프 ‘우주발사체’ 보고서에 나오는 주제와 정확히 일치해 눈길을 끌었다. 이 보고서는 한국형발사체가 단순히 기술확보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개발발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우주발사체' 보고서는 "국내 한국형발사체 향후 활용 방안과 차세대발사체 개발 목표를 명확히 하고 구체적인 계획 마련과 혁신적인 연구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보고서 내용으로 볼 때 이 차관의 답변은 '궁색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날 의원들은 자정을 넘긴 시각에도 오는 25일 예정인 '시험발사체' 발사가 우주발사체의 주요 구성품인 엔진 성능시험임에도 완성된 우주발사체의 시험발사인 것처럼 국민에게 오인될 소지가 있다며 '홍보의 문제점'을 제기, 과방위의 실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날 나온 질의의 답변을 포함하는 과방위의 과기정통부 종합국정감사는 오는 26일 열린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