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위안화의 급락을 둘러싸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자들이 날을 세우고 있어 주목된다.
다음주 미 재무부의 반기 통화정책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 사이에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중국 위안화 [사진=블룸버그] |
양국의 과격한 관세 전면전이 환율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된 상황에 실제로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금융시장 전반에 커다란 충격이 발생할 전망이다.
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중국 위안화는 최근 6개월 사이 달러화에 대해 9%에 달하는 급락을 연출했다.
위안화가 아시아 주요국 통화 가운데 최악의 하락을 기록하자 중국 금융당국이 통화가치 하락을 용인하고 있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렸다.
중국 고위 정책자들은 위안화를 미국과 무역전쟁의 무기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더욱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때문에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다음주 공개할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 고위 정책자는 블룸버그와 익명을 요구한 인터뷰에서 “미국은 중국 위안화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최근 수개월간 위안화의 가파른 하락에 대해 미국 금융당국자들이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에 대한 언급을 피한 채 이번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위안화 움직임의 세부 내용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과 중국이 인위적으로 통화 가치를 끌어내려 국제 무역시장에서 반사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문제는 미국이 실제로 중국을 환율조작국 리스트에 올릴 경우 무역전쟁이 금융시스템으로 옮겨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북미 지역의 새로운 무역협정에 미국은 특정 회원국이 시장 경제국이 아닌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경우 나머지 국가가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한편 해당 국가를 협정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조항을 명시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강한 불만을 표시, 글로벌 양대 경제국 사이에 마찰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상황이다.
바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의 런민대학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 타깃이 제조업에서 금융업으로 옮겨 갈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다음주 통화정책보고서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촉발시키는 도화선이 될 수 있어 시장 전문가들이 바짝 긴장하는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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