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애 "보험사업자 선정시스템 공정하게 구축 필요"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고용노동부와 삼성화재와의 유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이 8일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고용부는 총 누적액 1조 원 규모의 외국인근로자전용보험 시장에서 삼성화재와 사실상 15년째 전속계약을 맺었다.
2004년 고용허가제 도입에 따라 외국인노동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출국만기보험에 가입해야 하며, 입국 외국인노동자는 귀국비용보험과 상해보험에 의무 가입해야 한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핌 DB] |
고용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년마다 경쟁 입찰을 통해 외국인근로자보험사업자를 재선정하는데, 삼성화재는 2004년부터 이를 단독 운영하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의 입찰과정에서 매번 60%의 쿼터를 보장받았다. 이에 삼성화재는 2015년 78%의 점유율을 확보했고, 2016년과 2017년에는 점유율이 95%까지 수직상승했다.
이주노동자의 상해보험‧귀국비용보험‧출국만기보험이 포함된 외국인근로자보험은 연간 2500억 원 규모의 사업으로, 매해 가입건수만 약 25만 건에 이르고 현재 누적액은 총 1조 원에 달한다.
또한 의무보험인 탓에 외국인근로자에게 상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 납입된 상해보험금은 보험사 수익으로 전액 귀속될 수 있어 이를 유치한 보험사로선 큰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이다.
올해 8월 누적 기준으로 외국인근로자보험별 잔여보험금 현황을 살펴본 결과, 출국만기보험과 귀국비용보험 지급이 각각 70%대와 60%로 나타난 것과 달리 상해보험의 경우 가입건수는 약 125만 건에 달하지만 보험금을 지급한 건수는 1186건으로 전체의 0.1%에 불과했다.
잔여보험금 역시 전체의 99.9%가 남아있어 대부분 보험사의 수익으로 귀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인근로자보험은 2004년 고용허가제(외국인근로자의 고용등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라 고용부가 첫 사업자로 삼성화재를 단독 선정하며 독점 시비 속에서 태동했다. 2005년 감사원의 특혜성 지적 이후에는 이듬해부터 삼성화재가 주관사가 되고, 나머지 보험사는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했다.
그러나 2016년 8월 현대해상과 흥국화재가 컨소시엄을 중도 탈퇴하면서 한화의 5% 지분을 제외하고는 삼성화재가 2004년 당시의 독점적 지위를 회복한 상태다. 이에 고용부가 '공개경쟁입찰'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사실상 삼성화재의 단독 입찰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정애 의원은 "외국인근로자보험은 국가가 사업주와 노동자에 가입을 강제하는 공적인 성격의 보험이지만, 이를 민간에 위탁하는 형태인 만큼 더욱 투명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고용노동부는 그동안 삼성화재와 사실상의 전속계약을 맺은 이유를 설명하고, 보험사업자 선정시스템을 공정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