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장밋빛 실적 전망에도 정다운 주가가 연일 떨어지고 있다. 실적 개선 기대감에 주가 상승이 예상되면서 신용융자가 급증, 외려 주가에 부담을 주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코스닥시장에서 정다운 주가는 오후 2시 47분 현재 전날보다 2.82% 떨어진 3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일 이후 나흘째 하락이다. 하락세가 본격화된 지난달 18일 이후 10거래일 동안 28일 하루 소폭 반등한 것을 빼면 9거래일 떨어졌다.
8월 13일 2700원에서 9월 17일 3585원까지 32.8% 올랐으나, 18일부터 주가가 다시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지금껏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반납했다.
증권가에선 전반적인 증시 침체 분위기를 감안하면서도 정다운의 주가 약세에 대해 신용융자를 주목한다. 신용융자 잔고가 많아, 주가가 오를 경우 매물이 대거 쏟아질 수 있다는 점이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
이날 현재 정다운의 신용융자에 따른 잔고 주식 수가 229만여 주로 잔고율이 11.16%다. 코스닥시장 내에서 2위, 코스피시장을 포함해도 전체 3위에 이른다. 잔고율은 상장 총 주식 수에서 신용을 통해 투자한 주식 수의 비율을 나타낸 값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주가 상승을 점칠 때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건데, 지금은 늘어난 신용융자 잔고가 주가에 부담이 돼 버린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도 정다운 주가는 등락이 거듭됐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테마주'로 엮이면서 한 차례 롤러코스터를 탄 이후 정다운 주가는 지난해 4월 13일 2160원(종가 기준)으로 저점을 찍은 뒤 상승 반전했다. 2016~2017년 조류 독감 사태에 이어 지난해 중국이 환경보호를 위해 오리사육 규제를 단행하면서 오리 공급이 감소, 실적 개선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정다운 주가는 이후 올 2월 22일 4900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내리막, 7월 23일 2690원까지 내렸다. 물론 이 기간에도 신용융자 규모가 주가 하락세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정다운의 신용융자 잔고율은 8.73%다.
정다운 최근 주가 추이 <자료=삼성증권> |
정다운은 오리계열화 업체다. 오리사육을 통한 도축(신선육)·육가공(훈제가공) 및 우모(羽毛) 수출 사업을 하고 있다. 2018년 상반기 기준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은 신선 54%, 육가공 34%, 우모 9%, 기타 3%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468억원, 영업이익 82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14.0%와 25.0% 늘었다.
향후 실적 전망은 밝다. 육가공 매출 성장성과 우모 사업 수익성이 모두 개선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기존 유통 채널의 주문량 증가와 대형 유통 채널 신규 확보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올 상반기 정다운의 육가공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약 94% 성장했는데, 올 하반기에도 이 같은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존 주력사업인 신선육 사업과 달리 가공육 사업은 통오리 가격의 변동에 비탄력적인 B2C 사업으로, 가공육 부문의 성장에 따라 생육 가격에 연동되는 전사 이익의 변동성이 감소될 것이란 분석이다.
우모 가격이 상승하면서 우모 사업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세계 최대 우모 공급국인 중국이 오리 사육 농가에 대한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우모 생산량이 감소, 현재 글로벌 우모 가격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우모 가격(원, 수)은 2016년 407/kg, 2017년 699/Kg, 2018년 반기 1515/Kg이다. 우모 단위 '수'는 오리 한 마리에서 채취할 수 있는 원모의 양을 뜻한다. 오리의 수직계열화를 이룬 정다운은 가격 변동에도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하기에 판가 증가에 따라 우모 부문 매출과 이익 모두의 성장이 예상된다는 게 IBK투자증권 측의 판단이다.
정다운 관계자는 "매출 비중에서 오리털이 10% 정도인데, 영업이익률이 좀 높다"면서 "올 겨울이 또 특히 추울 거라는 예측이 있어 수요가 좀 있는 걸로 아는데, (변동성이 심한 부분이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달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3분기 실적이 괜찮을 것으로 본다"며 "신용으로 (주식을) 산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사람마다 다르니 (장담할 순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면서 "자금이 우리나라에서 빠지면서 시장 자체가 많이 빠지고 있으니 (부담이긴 한데) 정다운 주가는 앞으로 더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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