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으로 실적 우려↑...화학업종 부진 원인
2017년 대세상승 끝내고 연중 내내 주가 하방 압력 심화
전기차 배터리 사업 꾸준히 성장...4분기 흑자전환 전망
전문가들 “멀티플 개선에 따른 주가 반등 기대”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LG화학이 3분기 실적 우려에 주춤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이 최근 콘 폭의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LG화학이 최근 2거래일간 10% 이상 급락했다.
증권가에선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장기화,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하반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석유화학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는 반응이다. 다만 기존 석화사업 외에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대감이 있는 만큼 투자매력이 소멸되지 않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LG화학 연중 주가 추이 [자료=키움 HTS] |
지난 1일 코스피 약세에도 0.82% 상승하며 산뜻하게 출발한 LG화학은 2일과 4일 이틀동안 10% 넘게 급락했다. 지난 7월17일 이후 종가 기준 석달여만에 최저치다. 특히 4일은 하루동안 6% 이상 급락하며 33만원선 밑으로 밀려났다. LG화학의 일일 낙폭이 6%를 넘어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 5일 역시 오전 9시56분 기준 전장 대비 5000원(1.52%) 내린 32만원에 거래중이다.
사실 LG화학은 지난해 전례 없는 업황 호조로 1년 넘게 대세 상승을 이어가며 1월30일 장중 44만75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 나프타 도입가격 인상과 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인한 편광판 부문 판가 인하가 겹치며 실적과 함께 하방 압력이 심화됐다. 2분기 어닝 시즌이던 7월3일에는 장중 31만2000원까지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조정도 이와 유사한 요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 불확실성과 전분기 저가 나프타 투입 효과 소멸로 하반기 실적은 지난해보다 둔화될 것”이라며 “4분기 역시 유가 상승에 따른 마진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여수 크래커 정기보수 비용 부담으로 전체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런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LG화학에 대한 중장기 전망은 긍정적이다. 바로 미래 성장동력을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의 사업가치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어서다.
LG화학의 오창공장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의 모습. [사진=LG화학] |
올해 상반기 LG화학 자동차전지 사업 매출은 1조1710억원으로 그룹 내 자동차 관련 사업에서 두 번째 규모를 자랑한다. 계열사 중 사업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같은 기간 1조7128억원의 매출을 시현한 LG전자 VC사업본부(자동차부품)다.
하지만 사업 확장 속도는 전기차 배터리사업부가 더 빠르다. 회사 측이 밝힌 올해 연간 전기차 배터리 매출은 2조8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1조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익 규모 또한 지난해 1380억원 손실에서 올해 4분기 첫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석화 부문 실적 둔화 속에 자동차용 배터리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배터리 수주잔고도 내년초 70조원까지 확대되며 4분기부터 손익분기점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주가 또한 최근 조정이 마무리되면 당시 상승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봤다. 특히 화학업종 시황이 본격적인 ‘다운텀(Down-tum)’에 진입한 상황에서 LG화학이 보유한 중대형 배터리 성장 매력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이익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화학시황 둔화는 위험요소지만, 중대형 배터리 성장성이 이를 상쇄해줄 것“이라며 ”절대 수익률보단 업종 내 상대적인 매력을 감안해 최선호주 의견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강동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도 “화학사업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다운스트림 경쟁력을 감안할 때 경쟁사와의 직접 비교는 무리가 있다”며 “2008년 GM 배터리 수주 이후 10년만에 전기차 배터리 흑자전환이 가시화된 만큼 멀티플 개선에 따른 주가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