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국채 금리가 예상보다 빠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숏셀러들이 축포를 터뜨렸다. 투자자들은 펀더멘털과 수급, 기술적 요인들이 모두 미 국채의 추가 약세를 가리키고 있다고 보고 이번 약세장이 언제까지 지속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
4일(현지시간)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장중 3.229%까지 오르며 지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5월 고점을 훌쩍 넘겼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연말 전망치 중간값 3.10%보다도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채권 금리 상승이 예상보다 빠르다고 입을 모은다. 캡스트림 캐피털의 레이먼드 리 펀드매니저는 “뒤늦게 우리는 미국 채권을 더 빨 것을 후회한다”면서 “미 국채금리가 아마도 3.25%까지 오를 것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이렇게 빠를 것으로 생각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국채금리 상승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물시장에서는 추가 약세 분위기가 감지 된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최근 미 국채 10년물 순매도 포지션은 사상 최대치로 증가했다.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 뱅크의 로드리고 카트릴 전략가는 “탄탄한 지표 발표와 높은 유가, 기술적 여건은 금리가 오르는 데 많은 장애물이 없음을 보여주며 많은 사람이 이번 상승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 의문을 품게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블라인 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라크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책임자(CEO)는 3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3.25%를 돌파하면 ‘국면 전환 요소(game changer)’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펀더멘털·수급·기술적 분석 모두 약세 지지
미국 국채금리는 미국 경제 지표의 계속된 호조와 이에 따른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전날 발표된 9월 민간 신규 고용 지표는 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며 내일(5일) 공개될 미 노동부의 고용보고서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연준의 계속된 긴축도 금리 상승 요인이다.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중립금리까지 갈 길이 멀다”며 예상보다 많은 금리 인상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주 연준은 기준금리를 2.00~2.25%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고 연준의 점도표는 올해 추가 한 차례, 내년 세 번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한편으로는 연준의 보유 자산 축소가 가속화되면서 국채 시장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연준은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매달 5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대체 없이 줄이고 있는데 이것이 지출 확대에 따른 정부의 국채 발행과 엮여 시장에서 소화해야 하는 물량이 늘어나 국채 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프린서플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밥 버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유동성의 점진적인 제거는 금리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10년 만기 미 국채가 올해 후반이나 내년 초 등 어떤 시점에는 3.5%를 기록할 것으로 보며 이것은 주식시장에 실질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장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임금 상승 압력 속에서도 미국의 물가가 연준이 목표치인 2%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아직 자산 가격이 모두 반영하지 않았다는 사실 역시 국채금리의 추가 상승 여력을 더한다.
기술적 분석가들도 차트상 국채 약세 전망이 지지되고 있다고 전한다. 씨티그룹은 30년간 지속한 하락 추세를 깨고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이것이 기술적 경고음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80년대 국채금리가 15%에 육박했을 당시 금융업계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한 뱅크오브뉴욕멜론의 마빈 로 글로벌 전략가는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금리가 실제로 더 오를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여전히 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매쿼리 그룹의 빅토 시베츠 아시아 전략 수석은 “금리는 우리가 과도한 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세계 경제에는 너무 많은 부채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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